산업 기업

美반덤핑관세·물류대란·원자재급등...타이어업계 '3중고'

美 타이어 덤핑 판결에 수익성 악화 불가피

물류대란·고무값 급등 이어 '엎친 데 덮친 격'

제품 가격 인상, 해외 공장 가동률 높여 대응

한국타이어의 벤투스 프리미엄 컴포트 S2 AS 제품. /사진제공=한국타이어한국타이어의 벤투스 프리미엄 컴포트 S2 AS 제품. /사진제공=한국타이어




국내 타이어 업계가 물류대란과 원자재 가격 급등에 이어 미국의 반덤핑 관세 판정으로 3중고에 직면했다. 비용 부담이 크게 늘면서 제품 가격 인상 등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표결을 통해 한국과 대만, 태국의 승용차·경트럭용 타이어 수입이 미 업계에 실질적 손해를 끼쳤다는 판정을 내렸다. 베트남 정부 보조를 받은 베트남산 타이어에 대해서도 같은 판정을 했다.



이에 따라 미국 상무부는 한국·대만·태국산 타이어 수입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베트남산 타이어 수입에 상계관세 명령을 내릴 전망이다. 미국의 반덤핑 관세부과 명령은 상무부의 최종판정과 ITC의 산업피해 최종판정을 거쳐 이뤄진다. 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 5월 24일 한국·대만·태국·베트남산 타이어에 대한 최종판정을 통해 한국 업체에 14.72∼27.05%의 반덤핑률을 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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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의 경우 관세율이 지난해 말 예비판정보다 11%포인트 낮아진 27.05%로 확정됐다. 금호타이어는 27.81%보다 낮은 21.74%로, 넥센타이어는 예비판정 당시 받았던 14.24%보다 약간 높은 14.72%로 관세율을 적용받게 됐다.

미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는 가뜩이나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국내 타이어 업계에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물류 대란으로 공장 가동마저 멈추는 상황에서 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는 선복 부족 문제로 이날부터 27일까지 3일간 대전공장과 금산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올해 들어 두번째 가동 중단이다. 국내서 만든 타이어를 미국, 유럽 등으로 내보내야 하지만 배가 없어 일시적으로 공장 문을 닫아 생산량을 조정한 것이다.

배를 어렵게 찾더라도 운임비가 만만치 않다. 글로벌 해운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8일 3,748.36포인트를 기록, 6주 연속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에 지난 1분기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의 운반비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각각 89%, 83% 올랐다.

타이어의 핵심 원료인 고무 가격 급등도 타이어 업계의 근심을 더하고 있다. 타이어 제조 비용의 30%를 차지하는 천연고무 가격은 1년 새 90% 가량 급등했다. 글로벌 인프라 투자가 늘면서 트럭용 타이어 등 수요가 증가한 것이 가격 인상을 부채질 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타이어업계는 우선 제품 가격 인상으로 방어에 나서고 있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지난 3월 국내 시장에서 각각 3∼10%, 5∼7% 가격을 인상한 이후 다음 달에는 독일 등 유럽에서 교체용 타이어 공급가를 기존 대비 최고 5%까지 올릴 계획이다. 넥센타이어도 글로벌 타이어 공급가를 3∼8%가량 높였다. 해외 생산기지의 물량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타이어는 인도네시아 공장과 미국 테네시 공장의 가동률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금호타이어는 최근 증설한 베트남 공장과 미국 조지아 공장의 생산량을 늘릴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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