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문준용, 6900만원 지원금' 논란에 이철희 "실력만큼은 이미 검증…너무 부당해"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아들인 미디어아트 작가 문준용씨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과기술융합지원사업 지원금 지급 대상으로 선발된 것과 관련, 정치권 안팎의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문준용씨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예술인"이라며 "밑도 끝도 없이 국가지원금 받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문제 있다'면 너무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수석은 25일 전파를 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준용씨가 지원금을 수령한 것을 두고 "특혜가 아니다"라면서 "준용씨는 실력만큼은 이미 검증됐다. 상 받은 것이라든지 업계에 물어보면 '잘하는 사람'이란 건 인정받는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이 수석은 "그런 사람이 공모나 이런 데 참여해서 채택되는 게 왜 논란이 되는지"라면서 "일종의 기본권침해, 인권침해다. 대통령의 아들이면 숨도 안 쉬고 가만히 있어야 할까"라고도 했다.

이 수석은 또한 준용씨의 지원금 수령에 대해 일각에서 제기한 '특혜 의혹'에 대해선 "그 자체가 구태"라면서 "대통령 아들이 뭘 한다면 '대통령 권력을 이용했다'는 전제가 있다. 대통령이 개입했다는 증거를 하나라도 제시하면 말이 되겠는데 아무것도 없지 않은가"라고 거듭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앞서 준용씨는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과기술융합지원사업에서 6,900만원의 지원금에 선정됐다"며 "축하받아야 할 일이고 자랑해도 될 일이지만 혹 그렇지 않게 여기실 분이 있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썼다.

이를 두고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준용씨가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대면' 영상 인터뷰를 했다고 주장하면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배 최고위원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준용씨 지원금과 관련해) 문체부에 많은 자료를 의원실이 신청했다"며 "그 중 하나가 준용씨가 서류전형을 통과하고 면접 과정에서 대면 인터뷰를 했다는 영상자료"라고 했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연합뉴스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연합뉴스



여기에 덧붙여 배 최고위원은 해당 지원사업에서 준용씨가 스스로 밝힌 것처럼 102명의 신청자 가운데 1차 서류전형에서 2차 인터뷰 대상 33명을 확정했고, 이 중 30명이 심사위원 7명과 함께 영상 온라인 인터뷰를 15분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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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배 최고위원은 "(이번 심사 과정에) 관여된 7명은 일반 기업 부장과 문화재단 프로듀서, 연구소 상임연구원 등 문화·예술·체육계에 속해 있다"며 "이 분들이 대통령 아들을 영상 인터뷰했을 때 과연 아무 압박을 느끼지 않고 심사를 진행했을지 저 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의아해한다"고도 했다.

배 최고위원은 이어서 "대통령 아들에게 불이익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암묵적 압박을 통해 특혜를 받은 것은 아닌지 확인하겠다"며 "준용씨는 국민의 피로감이 없게 자중하고, 청와대와 정부는 대통령 아들에게 서울시와 정부에서 꼬박꼬박 지원금을 챙겨주는 데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배 최고위원의 주장에 대해 준용씨는"미술작가가 지원금을 신청하는 것은 운동선수가 대회에 나가는 것과 같다"면서 "제가 운동선수라면 반드시 나가야 할 대회였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준용씨는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제가 논란을 감수하고 지원금을 신청한 이유"라며 "오해가 약간은 풀리기를 바란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준용씨는 "제가 하는 작업은 실험 예술이다. 실험 작품은 원래 잘 팔리지 않는다"고 말한 뒤 "그래서 이런 작업을 하는 작가들은 주로 국공립미술관에서 제작비를 받거나 이번과 같은 지원금을 받아 작품을 제작한다"고 상황을 전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연합뉴스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연합뉴스


준용씨는 또한 "신청할 때는 작품계획서를 제출하는데, 이때 저의 작품을 평가 받게 된다"면서 "따라서 지원금은 돈보다는 선정되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타 분야와는 달리 예술지원금은 경쟁 상대가 다른 작가들이다. 마치 경연대회 입상처럼 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준용씨는 "이런 실적을 쌓아야 작가로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 "그런데 실험 예술은 판매 실적 같은 것이 불가능하니, 지원 사업 선정 실적을 쌓는 것이 필수"라고 거듭 강조했다.

여기에 덧붙여 준용씨는 자신의 분야를 프로 대회가 없는 운동 종목에 비유하면서 "이런 종목들은 민간·협회·국가 등 공공에서 개최하는 대회만 있고 선수들은 그곳에서 입상해야 한다"며 "공공기관에서 실업팀을 만들어 지원하는 종목도 있다. 이와 비슷하게 작가들은 예술 지원금을 경연대회처럼 여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준용씨는 "이런 상황에서 저에게 국가 지원금을 신청하지 말라는 것은 운동 선수에게 대회에 나가지 말라는 것과 같은 셈"이라면서 "게다가 지원금은 상금처럼 받는 게 끝이 아니다. 그것으로 제작을 하고, 선정된 작품들은 미술계의 주목 속에 평가가 이루어진다. 그 실적이 다음으로 이어지고, 이런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 제 직업"이라고 적었다.

준용씨는 이어서 '지원금은 민간도 있고 공공도 있는데 왜 하필 국가에서 받아야 하느냐'는 일각의 지적을 두고는 "이번 지원 사업은 저희 업계에서 올해 예정된 것 중 최대 규모"라면서 "실력 있는 작가들이 모두 주목했다. 제가 운동선수라면 반드시 나가야 할 대회였던 것"이라고 썼다.


김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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