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통령선거를 열 달 앞둔 가운데 민심 향배를 가늠해볼 광역 지방선거 2차 투표가 27일(현지시간) 시작됐다. 일주일 전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은 모든 지역에서 득표율 10% 이상을 확보한 후보들이 결선에 진출했다.
1차 투표에서는 민족주의 세력이 우세한 코르스를 제외한 본토 12개 레지옹에서 공화당(LR) 등 범우파가 7곳, 사회당(PS) 등 범좌파가 5곳에서 가장 많은 표를 확보했다. 프랑스 광역자치단체인 레지옹에서 의장을 포함한 지방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는 대선 전 치러지는 마지막 전국단위 선거여서 주목받고 있다.
그만큼 1차 투표에서 존재감이 전무했던 집권당 ‘전진하는 공화국(LREM)’과 사상 처음 지방의회 진출을 꿈꾸는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이 2차 투표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내년 4월로 예정된 대선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마린 르펜 RN 대표가 2017년에 이어 다시 한번 맞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RN이 독주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으나 RN은 본토 레지옹 12곳 중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 한 곳에서만 1위를 차지하는 데 머물렀다. RN이 이번에 지방의회 진출에 실패할 경우 일찌감치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르펜 대표가 받을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하다.
마크롱 대통령으로서도 이번 지방선거 1차투표 결과는 충격적이다. LREM이 하원에서는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지역에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는 점이 1차 투표 결과에서 여실히 드러났다는 점에서다. 마크롱 대통령은 아직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재선 도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이달 초부터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국가의 맥박을 재보겠다며 지방 순회에 나섰지만 영향은 미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1차 선거 투표율이 33.3%로 사상 최저를 기록한 만큼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차기 대선 결과로 바로 연결 짓기는 어렵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통상 2차 선거 투표율은 1차 때보다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출구조사 결과는 투표가 끝나는 오후 8시 이후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