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원과 관련해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의 내부자 증언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시간)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일했던 유일한 외국인 과학자 대니엘 앤더슨(42)을 인터뷰했다. 호주 출신인 앤더슨은 우한에서 지난 2019년 12월 31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으로 보고되기 한 달 전인 같은 해 11월까지 연구소에서 근무했다. 그는 지금은 멜버른대의 피터 도허티 감염·면역연구소 소속이다.
앤더슨은 "반쪽 진실과 왜곡된 정보들 때문에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의 기능과 활동에 대한 정확한 묘사가 어려워졌다"며 "여느 실험실과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는 일반적인 연구소였다"고 밝혔다. 그는 연구소에서 사용하는 물이나 나오는 폐기물은 모두 정화, 멸균 과정을 거친 뒤 배출됐다고 증언했다. 이어 "연구하는 병원균을 관리하기 위해 엄격한 (예방) 프로토콜을 적용했다"며 "독립적으로 연구를 진행하려면 45시간 동안 훈련을 받아야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구소에서 나가려면 약제 샤워를 하고 개인위생 관리에도 철저해야 했다고 말했다.
우한 바이러스연구소는 생물안전(BL) 4등급 시설이다. BL은 환경과 인체에 무해하게 병원체를 다루기 위해 필요한 관리 수준을 의미한다. 최고 등급인 4등급은 에볼라처럼 예방과 치료가 어려운 병원체도 연구할 수 있도록 밀폐관리를 하는 시설에 부여된다.
또 앤더슨은 2019년 말 이후 우한 연구소에 남아있는 지인 중에서 코로나19에 걸린 사례가 없다고 했다. 그는 "다른 사람이 아팠다면 나도 아팠을 것"이라면서 "싱가포르에서 백신을 접종하기 전에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는데 (확진 판정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앤더슨은 "우한 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되는 게 불가능하다는 얘기는 아니다"면서 "다만 자연에서 유래됐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 우한을 방문해 코로나19 기원을 조사한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팀은 코로나바이러스가 박쥐와 같은 중간 동물 숙주를 거쳐 인간에게로 전파됐을 가능성이 크며, 우한 연구소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미국 정부의 비공개 보고서를 인용해 우한 연구소 유출 의혹을 보도한 후 다시 기원지 논란에 불이 붙었다. 특히 중국이 코로나19 기원 조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해 의혹을 부풀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정보당국에 코로나19 기원과 관련해 추가 검토를 거쳐 재보고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