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051910)이 역대 최저 가산금리(스프레드)로 외화채권을 발행했다. 아시아 지역 석유화학 시장에서의 탄탄한 입지를 눈여겨본 글로벌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수요예측에 85억 달러가 넘는 자금이 쏟아졌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전날 아시아와 유럽, 미국을 거쳐 수요예측을 진행해 총 10억 달러(한화 약 1조1,000억 원) 규모의 외화채권 발행을 확정했다. 만기는 5년과 10년으로 각각 5억 달러 규모다. BoA메릴린치, BNP파리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HSBC, 스탠다드차타드, KDB산업은행 등이 주관했다.
금리는 고정금리로 동일 만기 미국 국채 금리에 각각 60bp(1bp=0.01%포인트), 90bp를 가산한 수준으로 확정했다. 5년물은 1.480%, 10년물은 2.380% 선이다. 회사가 제시한 희망 발행 금리 대비 40bp씩 낮아진 수준으로 국내 민간기업이 발행한 외화채권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액 ESG채권의 일종인 녹색채권으로 발행했다. 녹색채권은 발행대금의 용도가 기후변화, 재생에너지 등의 친환경 프로젝트 및 인프라 투자에 한정된 채권이다. LG화학은 이번 조달된 자금으로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태양광 등 재생 에너지 관련 소재 분야에 전액 투자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지난 2019년 글로벌 화학 기업 최초로 15억6,000만 달러(한화 약 1조8,000억 원)의 글로벌 녹색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올해 2월에는 국내 시장에서 1조 원이 넘는 원화 ESG 채권을 발행해 민간기업 최대 발행 기록을 경신했다. 이번에 또다시 10억 달러 녹색채권 발행에 성공하면서 누적 기준 약 3조7,000억 원 규모의 글로벌 ESG 채권 발행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LG화학 CFO 차동석 부사장은 "이번 녹색채권 발행은 친환경 플라스틱, 전지소재 등 글로벌 메가 트렌드에 부합하는 지속가능한 사업구조와 미래 가치를 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라며 "ESG 분야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질적 성장 및 미래 준비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을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