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그룹에 이어 롯데 그룹도 요기요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유력 후보군의 이탈로 요기요 인수전은 열기가 식었다. 이에 따라 요기요 인수전에 뛰어든 MBK파트너스 등 사모펀드(PEF)의 각축전이 될 전망이다.
신세계는 30일 배달 플랫폼 2위 업체인 요기요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공식화 했다. 신세계는 “유통과 배달 플랫폼을 접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지 검토했지만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당초 신세계 그룹의 SSG닷컴은 요기요 예비입찰에 참여하면서 유력한 인수 후보군 중 하나로 꼽혔다.
투자은행(IB) 업계는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서 일단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호흡 가다듬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이은 이베이코리아, W컨셉 등을 인수하느라 4조 원이 넘는 금액을 M&A에 썼다”면서 “예상 매각가격이 1조 원을 웃도는 요기요까지 인수하는 데는 다소 벅찼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와 함께 유력 인수후보였던 롯데그룹도 불참한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신세계에 밀린 롯데는 요기요 입찰에는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더욱이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은 이베이코리아 인수 실패 후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시너지 및 가치평가 적정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M&A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히면서 요기요 인수에 뛰어들 것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하지만 롯데마저 불참하면서 요기요 인수전은 사실상 흥행에 실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롯데의 불참으로 요기요 인수전은 야놀자와 MBK파트너스, 베인캐피탈 등의 경합이 예상된다.
요기요 인수전의 흥행 실패 요인으로 IB업계는 급격히 떨어진 배달 경쟁력을 꼽는다. 요기요의 시장 점유율은 17.9%로 배달의 민족 다음으로 2위이지만 쿠팡이츠가 배달의 민족을 위협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또 요기요는 배달 시장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단건 배달’ 서비스에도 진출하지 않아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쿠팡이츠가 단건 배달로 빠르게 성장하고, 배달의 민족도 최근 ‘배민1’을 선보이며 경쟁에 나선 가운데 요기요는 인공지능(AI) 배차 시스템 ‘요기요 익스프레스’로 맞서겠다는 전략이지만 소비자와 배달 라이더의 만족도를 높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핵심 경쟁자가 될 ‘배달의 민족’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DH)에게 1조~2조 원 가량의 매각 대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