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입찰까지 끝난 대우건설(047040)이 매각 재입찰 절차를 밟는다. 1·2위 간의 가격 차이가 시장의 예상보다 더 크기 때문인데, 재입찰 이후 대우건설이 누구 품에 안기더라도 논란은 식지 않을 전망이다. 1·2위 간의 가격차이 때문에 매각 재입찰을 한 사례도 드물 뿐더러 자칫 특혜 시비도 일 수 있는 탓이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산업은행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재입찰을 결정했다. 재입찰 시기는 2일이다.
재입찰을 하게 된 표면적인 이유는 대우건설 매각 관련 공정성 시비를 없애기 위함이라는 게 IB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달 25일 본입찰을 끝냈다. 본입찰에서 중흥건설은 2조3,000억 원, DS네트웍스컨소시엄은 1조8,000억 원을 써 낸 것으로 알려졌다. 1·2위 업체의 가격 차이가 5,000억 원에 달한 것이다. 대우건설은 시장의 예측보다 높은 가격을 써 낸 중흥건설 품으로 안길 것으로 예측됐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각은 가격 요소가 가장 중요한 만큼 높은 가격을 써 낸 곳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5,000억 원 안팎의 가격 차이를 뒤집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높은 가격차이가 되려 매각의 발목을 잡았다. 중흥건설 2위와의 가격 차가 너무 커 인수 부담을 느꼈다는 설도 있다. 2018년 대우건설을 인수를 추진했던 호반건설이 막판에 산업은행과 인연이 깊은 크레디트스위스(CS)를 자문사로 선정하고 인수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흥건설은 우선적 지위를 갖기 위해 높은 가격을 베팅했던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호반은 참전하지 않았고 두 후보자간 가격 차만 벌어졌다.
KDB인베스트먼트 측은 우선협상자인 중흥건설에 가격 조정의 배타적인 기회를 주게 되면 DS네트웍스컨소시엄이 이를 두고 형평성을 지적할 수 있는 점을 우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 쪽의 이해만을 수용할 경우 특혜 시비가 일어날 수 있어 재입찰을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재입찰 결정이 되려 논란을 증폭 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공정성 시비를 없애기 위해라는 설명에 IB업계는 “입찰 회사의 판단에 따라 가격을 써 냈을 텐데, 왜 공정성 부분을 언급하는 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다. 설령 재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이 되더라도 논란은 또 남는다. 2위 업체는 물론 노조나 시민단체 등에서 특혜성 시비의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IB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솔직히 가격이 너무 낮아서 재입찰을 하는 사례는 봤지만 가격이 높아서 재입찰하는 사례는 드물다”면서 “논란이 확산될 경우 대우건설 매각이 또 불발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