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차세대 극자외선(EUV) 설비 투자를 본격화한다. 신규 EUV 장비 입고 후 차세대 D램 개발에 고삐를 죄며 업계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바짝 추격할 전망이다.
30일(현지 시간) 미국 메모리 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2021 회계연도 3분기(3~5월) 실적 발표에서 EUV D램용 설비 투자를 본격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2021년 회계연도(지난해 9월부터 올 8월) 설비 투자액이 95억달러(약 10조6000억원)를 상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회계 연도 시작 당시 밝혔던 연간 설비투자 예상 액수인 90억달러보다 5억달러(약 6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설비투자 액수 증가의 주요한 이유는 EUV 설비 투자라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최근 네덜란드의 노광 장비 제조사 ASML과 장기 계약을 통해 EUV 노광 장비를 순차 입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올해 말 ASML의 신규 EUV 노광 장비 NXE:3600D를 연구 설비에 들일 계획이다. 내년부터 들이게 될 EUV 노광 장비의 경우, 양산 라인에도 실험 용도로 적용하면서 대량 생산 준비를 차근차근 해 나갈 것으로 알려진다.
산제이 메흐로타 마이크론 CEO는 “2024년 EUV 공정을 적용한 D램을 양산할 것”이라며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한 EUV 관련 연구개발을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세계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23% 점유율을 확보한 3위 업체다. 하지만 최근 차세대 D램 기술 도입을 위해 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EUV 노광 공정은 차세대 미세 회로 공정으로 주목 받는 기술이다. 노광 공정은 빛으로 웨이퍼 위에 미세 회로를 반복적으로 찍어내는 작업을 말하는데, EUV는 기존 빛인 불화아르곤(ArF)보다 14분의 1 짧은 파장으로 균일하고 반듯한 회로 모양을 찍어낼 수 있다. 칩 기능 고도화와 소형화를 위한 핵심 기술로 주목받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이 기술을 D램 분야에 더욱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면서 설비 투자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10나노 3세대(1z) 제품부터 일찌감치 EUV 노광공정을 도입했고, SK하이닉스도 하반기 EUV 신규 팹 M16 가동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세계 D램 톱 3 기업이 EUV 설비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메모리 시장에서의 EUV 기술 경쟁은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ASML이 독점 생산하는 EUV 노광 장비 확보전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마이크론 2021 회계연도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증가한 74억달러를 기록했다. D램,낸드플래시 호황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