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기획단이 '조국 흑서'의 저자인 김경율 회계사를 '대선 후보 국민 면접단'으로 선임하려 했으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반발에 2시간 만에 철회했다. 당 지도부가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민주당을 비판한 김 회계사를 통해 '쇄신' 이미지를 강조하려 했지만 오히려 친문 세력의 표를 얻고자 하는 주자들의 반발에 한 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강훈식 민주당 경선기획단장은 1일 김 회계사, 김해영 전 민주당 의원, 김소연 뉴닉 대표를 '국민면접 패널'로 발표한지 2시간 만에 김 회계사를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으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4시 30분께 이소영 경선기획단 대변인은 국회 소통관에서 김 회계사·김 전 의원·김 대표를 국민 면접관으로 발표했다. 이들은 오는 4일 열리는 ‘대선 후보 대국민 면접’에서 200명의 국민 면접관을 대신해 질의응답을 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대변인은 "비판의 목소리도 겸허하게 청취하고 국민의 질문을 날카롭게 전달할 수 있게 하는 취지"라고 밝혔다.
그러자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즉각 반발했다. 이 전 대표는 오후 6시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김경율씨가 심사하는 경선행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정 전 총리 역시 SNS로 "당 지도부는 무슨 이유로 조국의 시간을 연장하려는 것이냐"고 비판한 뒤 곧이어 "당 지도부의 인식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낀다"고 했다.
참여연대 출신의 김 회계사는 이전에 '진보 인사'로 분류됐으나 조국 사태를 계기로 '탈진보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국 사태를 비판하는 저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공동집필했다. 김 전 의원은 20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임기 동안 '소신 발언'으로 주목받았다. 그는 지난해 4월 총선 직전 "제대로 된 성찰과 혁신을 위해서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조국 사태와, 추미애 전 장관과 윤석열 전 총장 문제, 부동산 실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강 단장은 "김 회계사는 조 전 장관과 관련한 소송으로 인해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로 사의를 표명했다"며 "전문가 패널은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유인태 전 의원으로 교체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