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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현장]'모가디슈' 험난한 자료 수집부터 올 로케까지…대작 향기가 솔솔

1일 오전 열린 '모가디슈' 제작 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박경혜, 구교환, 허준호, 김윤석, 조인성, 김소진, 정만식, 김재화 (왼쪽부터) /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1일 오전 열린 '모가디슈' 제작 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박경혜, 구교환, 허준호, 김윤석, 조인성, 김소진, 정만식, 김재화 (왼쪽부터) /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승진을 꿈꾸며 콧노래를 부르던 것도 잠시, 총알이 빗발치는 도시에 고립된다. 내전이 벌어진 아프리카의 도시 한복판에서 이들 모두 살아남을 수 있을까.



1일 오전, 영화 ‘모가디슈’의 제작보고회가 온라인 생중계됐다. 류승완 감독과 배우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구교환, 김소진, 정만식, 김재화, 박경혜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사람들의 생사를 건 탈출을 그린 영화다. 국가와 이념을 뛰어넘어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모가디슈’는 실화를 모티브로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제작 과정에서 많은 궁금증을 자아냈다. 류승완 감독은 “실화를 소재로 한 기획을 개발하고 있던 차에 이 프로젝트 제안을 받게 됐다”며 “소말리아 내전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데 자료를 보며 극적인 상황 안의 인물들이 저를 매료시켰다”고 기획 과정을 설명했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는 만큼 자료 조사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류 감독은 “당시 실제 모델로 삼은 분도 탈출 과정에서 기록물을 분실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 사건에 관한 기록 자체가 잘 되어 있지 않았다”며 “다행이었던 것은 소말리아 국영방송 간부께서 탈출기를 써 놓은 책을 제작팀에서 구했고, 미국 대사관 공식 자료가 기밀 해제가 되면서 내전 상황을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자료를 얻을 수 있었다”고 험난했던 자료 수집 비화를 설명했다.



류 감독은 영화의 현장감을 더하기 위해 코로나 이전, 모로코 에사우이라에서 올 로케이션 촬영을 감행했다. 1km 가까이 되는 거리를 전부 세트장으로 만들며 모가디슈의 모습과 최대한 유사하게 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류 감독은 “물론 모가디슈를 가고 싶었지만 지금도 내전이 벌어지는 위험한 상황이라 갈 수 없었다. 당시 모로코에서 촬영한 ‘블랙호크다운’이라는 영화의 프로덕션 매니저가 저희와 함께 일했는데, 에사우이라라는 전혀 모르는 곳을 제안했다”며 “처음에는 우리를 시골로 데려가려 하나 싶었지만, 그곳은 저희가 찾았던 소말리아 사진 속의 건축과 공간 구조가 그대로 존재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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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열린 '모가디슈' 제작 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구교환, 허준호, 김윤석, 조인성 (왼쪽부터) /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1일 오전 열린 '모가디슈' 제작 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구교환, 허준호, 김윤석, 조인성 (왼쪽부터) /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캐스팅 라인업부터 화제였던 ‘모가디슈’는 배우들의 케미스트리가 관전 포인트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 모두 실제로도 톡톡 튀는 면모를 보여 영화를 기다리는 팬들의 기대가 높다. 류 감독은 “해당 배우들이 역할에 맞을 것 같아서 제안을 했는데, 다행히 모두가 함께 해줘서 감사했다”며 “모든 분이 상대의 연기를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해 앙상블을 맞춰주는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었고 귀한 경험이었다”며 배우들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촬영 전부터 현장에 미리 도착해 현지인과 같은 피부 톤을 만드는 열정을 보일 정도로 진심을 다한 배우들의 열연도 눈에 띈다. UN 회원국 가입을 위해 외교 총력전을 펼치는 대한민국 대사 한신성 역을 맡은 김윤석은 “류승완 감독과는 이번 작품이 처음인데, 이전부터 함께 작업해보고 싶었다”며 “시나리오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캐릭터의 면면이 개성 있고, 그들의 목적과 행동이 시나리오 안에 잘 녹아있어서 이 작품은 꼭 참여해보고 싶었다"고 작품 선택의 이유를 밝혔다. 안기부 출신의 정보 요원 강대진 참사관을 연기한 조인성은 “오랜 비행시간에 이어 차로 3시간을 더 가야 했을 만큼 도착하기까지 어려운 과정도 있었다. 하지만 고통스러운 순간도 잊어버리게 할 만큼의 경치에 많은 힘이 됐다”며 현장에서 얻은 에너지에 대해 언급했다.

북한 대사관 림용수 대사 역을 맡은 허준호는 대본을 보지도 못한 채 캐스팅을 결정했다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그는 “출연하겠냐는 감독님의 눈빛에 신뢰를 얻었다”며 “차를 타고 이동하는 다른 영화 현장들과 달리, 올 로케이션은 자고 일어나면 그 공간이 바로 세트장이다. 깨어나자마자 작품에 들어갈 수 있는 꿈에 그렸던 현장”이라고 올 로케이션 촬영 경험자다운 면모를 보였다. 북한 대사관의 안전을 책임지고 국가에 충성하는 태준기 참사관을 연기한 구교환은 “제작진의 정성 어린 준비가 기억에 남는다. 88년 서울 올림픽 때 유치원생이었는데, 그 시절에 봤던 88올림픽 굿즈들이 촬영 장소에 있었다”며 “세세하게 구현된 환경 덕분에 배우로서 쉽게 몰입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국 대사관 한신성 대사의 아내 김명희 역으로 분한 김소진은 “모가디슈라는 공간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곳인데 그곳에서 몇 년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지 관객들에게 보여지면 좋겠다”며 “생존에 대한 절실함이 작품의 가장 큰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관객분들도 영화가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절박함에서 오는 긴장감을 극장에서 함께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신성 대사관의 손과 발이 되고 싶은 공수철 서기관을 연기한 정만식은 “어떠한 이유에서는 사람이 사람을 해한다는 것이 가장 공포스럽다고 생각하는데, 그 더운 나라에서 ‘나도 저렇게 당할 수 있겠다’는 숨 막히는 상황을 생각하며 생동감 있는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어 “면허가 없었는데 카 트레이싱 장면이 있어서 면허까지 땄다. 영화의 볼만한 긴장감을 줄 것”이라며 재미 요소를 설명하기도 했다.

공수철 서기관 부인 조수진 역을 맡은 김재화는 “촬영이 아닌 날도 같이 가서 응원하고, 함께 촬영했던 모든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며 배우들 간 호흡이 잘 맞았던 순간을 추억했다. 한국 대사관의 눈치 빠르고 발 빠른 사무원 박지은 역을 맡은 박경혜는 “1991년에 태어나지 않아서 모로코까지 소품을 구해서 챙겨갔다”며 소품을 챙기기 위해 시장까지 갔던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모가디슈’는 사전 촬영을 마쳤지만 코로나로 인해 오는 7월에 극장을 찾는 작품인 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류 감독은 “훌륭한 배우분들이 저희 영화를 선택했다는 것에 감사하다”며 “제가 ‘모가디슈’의 첫 번째 관객인데 멋진 배우와 아티스트가 협업한 것을 보고 느꼈던 그 감정을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고립된 상황으로 관객에게도 짜릿한 긴장감과 공포를 선사하는 ‘모가디슈’는 오는 28일 개봉 예정이다.


최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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