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유산을 노리고 남편을 포함한 3명의 남성을 살해한 일본 여성 가케히 지사코(74)가 지난달 29일 사형 선고를 받았다. 가케히는 피해자들의 생명 보험금 수령인으로 자신을 지정한 뒤 피해자들을 살해해 보험금과 재산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30일(현지시간) BBC,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연쇄 살인범 가케히는 2007년부터 2013년 남편인 이사오, 사실혼 관계였던 혼다 사노리, 히오키 미노루 등을 살해하고 스에히로 도시아키를 살인 미수한 혐의로 1심과 2심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다. 가케히는 2014년 체포 당시 '블랙 위도'(암놈이 수놈을 잡아먹는 미국 독거미)로 불리며 일본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가케히는 2013년 12월 자택에서 남편 이사오를 살해한 혐의로 2014년 11월 체포됐다. 당시 가케히와 결혼한 지 한 달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이사오의 시신에선 치사량 이상의 청산가리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 조사 결과 가케히가 이사오를 살해하기 전에도 사실혼 관계였던 두 명의 남성을 비슷한 수법으로 살해했던 것이 밝혀졌다.
네 번째 피해 남성으로 추정되는 스에히로는 다행히 청산가리를 소량 섭취해 살아남아 있었으나 시간이 흘러 그는 암으로 사망했다.
검찰 측은 "가케히가 피해 남성들로부터 가로챈 재산과 보험금은 10억 엔(약 101억원)에 달한다"며 "가케히는 이 돈을 주식 투자 등에 썼다가 대부분 잃었다"고 설명했다.
가케히는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가케히는 24세에 첫 결혼은 했지만 1994년 남편이 사망하면서 생활고를 겪게 되자 결혼정보회사에 가입했다. 그녀가 결혼정보회사에 요구한 상대 남성의 조건은 '부유하고 자녀가 없는 사람'이었다. 이후 가케히는 첫 남편의 사망 이후 열 명이 넘는 남성과 교제했는데, 대부분 고령자에 병약한 사람이었다.
미야자키 일본 최고재판소 재판장은 "피고인은 중매업체를 이용해 연로한 피해자들과 차례로 친분을 쌓았고 신뢰감을 쌓은 뒤 독살했다"며 "계획적이고 강력한 살인 의도가 깔린 무자비한 범죄"라며 "피고인이 연로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더라도 사형은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사형 집행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가케히는 집행 당일 오전에 사형 집행 통보를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