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고은 작가의 장편소설 ‘밤의 여행자들’이 영국 추리작가협회(CWA)에서 주관하는 대거상(The CWA Dagger) 번역추리소설상을 받았다고 한국문학번역원이 2일 밝혔다. 대거상은 1955년 제정된 상으로, 영미권의 대표적인 추리문학상 중 하나다. 매년 매년 픽션과 논픽션을 대상으로 11개 부문에서 시상한다.
‘밤의 여행자들’은 재난 지역 여행상품 판매사의 프로그래머인 주인공이 사막의 싱크홀로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장편소설이다. 번역원의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영어로 번역돼 영미권에 출간된 후 각국 언론과 독자의 호평을 받았다. 미국 시사 주간 타임은 ‘2020년 8월 필독 도서 12종’에 추천했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기후 변화와 세계 자본주의의 관계를 재조명하는 흥미로운 에코 스릴러”라고 평한 바 있다. 영국 추리작가협회는 ‘밤의 여행자들’을 수상작으로 발표하면서 “신랄한 유머로 비대해진 자본주의의 위험을 고발하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윤고은은 1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진행된 시상식에 번역가 리지 뷸러와 함께 참가했다. 윤고은은 “수상자로 호명돼 놀랐고 다른 차원으로 가는 웜홀을 발견한 느낌”이라며 “이 환상적인 웜홀로 기꺼이 들어가 앞으로 더 자유롭게 글을 쓰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번역원도 윤 작가의 수상에 기쁨을 나타냈다. 번역원 관계자는 “한국의 장르문학이 해외 유수 문학상 수상 반열에 오르게 된 것은 세계 문학시장에서의 수요 확대와 체계화된 번역출판지원이 맺은 결실”이라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윤고은 작가의 국제 문학 시장 내 활동 영역이 확장될 뿐 아니라 한국 장르문학이 더 많은 세계 독자들에게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수상 소식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축하 인사를 건넸다. 황 장관은 작가와 번역가에게 축전을 보내 “해당 수상은 윤고은 작가의 작품에 대한 치열한 열정과 한국문학을 해외독자들에게 널리 알리고자 하는 리지 뷸러 번역가의 끝없는 노력의 결과”라고 격려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한국문학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도록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문학 한류 확산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