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미친 장타’ 디섐보, 시속 318㎞로 391야드 ‘쾅’

[PGA 로켓 모기지 클래식 1R]

3번홀 드라이버샷 체공시간 9초

미컬슨 "그렇게 치면 내가 뭐가 돼"

330야드 이상 초장타 5방 날렸지만

어프로치샷 난조...이븐파로 110위

랭킹 1,150위 톰프슨 '깜짝 선두'

드라이버 샷 하는 브라이슨 디섐보. /출처=코브라골프 인스타그램드라이버 샷 하는 브라이슨 디섐보. /출처=코브라골프 인스타그램




377야드짜리 파4 홀 티샷인데 갤러리들이 “인 더 홀(In the hole·들어가라)”을 외쳤다. 드라이버를 든 주인공이 브라이슨 디섐보(28·미국)였기 때문이다.



‘미친 장타’로 유명한 디섐보가 400야드에 육박하는 초장타로 다시 한 번 골프 팬들의 넋을 빼놓았다. 2일(한국 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GC(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로켓 모기지 클래식(총 상금 750만 달러) 1라운드 3번 홀(파4). 디섐보는 드라이버 샷으로 400야드에 9야드 모자란 391야드를 찍었다.

볼을 때린 순간부터 땅에 떨어지기까지 9초 넘게 걸렸다. 볼 스피드로 시속 198마일(318㎞)이 찍혔고 굴러간 거리를 빼고도 날아간 거리만 348야드가 나왔다. 오른쪽 러프에 묻히는 바람에 3온 2퍼트 보기를 범했지만 디섐보는 디펜딩 챔피언답게 첫날부터 화끈한 골프로 팬들을 끌어모았다.

연습 라운드 때 디섐보의 ‘대포’에 ‘51세 장타자’ 필 미컬슨(미국)은 “그렇게 쳐버리면 나는 뭐가 되냐”고 농담 조로 볼멘 소리를 했는데 본 게임은 더 충격적이었다.



디섐보는 이날 330야드가 넘는 초장타를 5방이나 날렸다. 투어를 대표하는 또 다른 장타자인 캐머런 챔프(미국)와 같은 조 대결이 의욕에 불을 붙인 모양새다. 6번 홀(파4)에서 챔프가 티샷으로 348야드를 보내자 디섐보는 곧바로 챔프의 볼을 넘어 352야드를 보내놓았다. 페어웨이로 이동하면서 디섐보는 드라이버를 손가락 안에서 여유롭게 돌려 보이는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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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 모기지 클래식은 디섐보에게 ‘헐크’ 이미지를 입혀준 대회다. 지난해 ‘코로나 브레이크’ 동안 잔뜩 몸집을 불리고 나타난 디섐보는 이 대회에서 평균 드라이버 샷 350.6야드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남기며 역전 우승했다. 100㎏대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아침 달걀을 4개씩 먹었다는 그는 ‘남의 홀’을 질러서 치는 창의적인 장타 등으로 인기 몰이를 했다.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423야드를 찍더니 두 달 뒤 메이저 대회 US 오픈마저 제패하며 전성기를 열어 젖혔다.

임시 캐디와 로켓 모기지 클래식 1라운드를 치르는 브라이슨 디섐보(오른쪽). /디트로이트=AP연합뉴스임시 캐디와 로켓 모기지 클래식 1라운드를 치르는 브라이슨 디섐보(오른쪽). /디트로이트=AP연합뉴스


세계 랭킹 6위로 도쿄 올림픽 출전권도 따낸 디섐보는 544야드 파5 홀인 7번 홀에서 2온 2퍼트로 간단히 버디를 잡는 등 이날도 가공할 장타로 코스를 파괴했다. 하지만 성적은 버디 3개와 보기 3개로 이븐파 공동 110위다. 그린 적중이 55.5%(18분의 10)에 그칠 만큼 어프로치 샷이 엉망이었던 탓이다.

캐디 교체도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됐다. 이날 경기는 캐디였던 팀 터커와 결별한 뒤 치른 첫 라운드였다. PGA 투어 통산 8승을 모두 함께한 동반자인데 1라운드 전날 저녁 갑자기 헤어졌다. 디섐보의 에이전트는 “둘 다 일종의 피로감을 느꼈다. 상호 합의하에 각자 갈 길을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디섐보는 용품 후원사의 현장 직원을 임시 캐디로 동반했다. 이번 대회를 건너뛴 브룩스 켑카(미국)는 “나는 최고의 친구이자 위대한 캐디인 릭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못 왔을 것”이라는 트윗을 때마침 올려 ‘앙숙’ 디섐보의 약을 올렸다.

깜짝 선두 데이비스 톰프슨. /디트로이트=AP연합뉴스깜짝 선두 데이비스 톰프슨. /디트로이트=AP연합뉴스


선두는 2위 그룹과 2타 차인 9언더파의 데이비스 톰프슨(미국)이다. 프로로 전향한 지난달부터 PGA 투어 대회 출전은 이번이 세 번째인데 버디만 9개를 쓸어 담았다. 지난해 아마추어로 US 오픈에 참가해 1라운드 한때 단독 선두를 달리기도 했던 선수로 현재 세계 랭킹은 1,150위다.

도쿄 올림픽 한국 대표인 김시우와 임성재는 각각 5언더파 공동 7위, 3언더파 공동 36위다. 강성훈과 미컬슨도 3언더파로 출발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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