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영상]암모니아 선박? 스마트 선박? 미래 조선 시장 주도할 트렌드 살펴보니

수소·암모니아, 차세대 선박 연료로 급부상

ICT기술로 중무장한 선박·조선소 등장할 것

미래 기술 선점하려면 적극적인 지원책 필요




암모니아 선박? 자율주행선박? 스마트선박? 조선업계의 미래 쉽게 정리해드림 ??

수소와 암모니아가 연료인 선박? 선장과 선원이 없어도 바다를 항해하는 선박?! 멀지 않은 미래, 바다엔 어떤 선박이 항해하고 있을까요? 우리나라 조선사는 여전히 시장을 리드하고 있을까요? 이번 기사에선 LNG선박 이후의 조선업 트렌드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 과도기적 친환경 연료 LNG 이후, 수소·암모니아 연료 나오나



앞으로 조선업은 친환경과 스마트, 두 가지 키워드가 중심이 됩니다. 먼저 친환경 키워드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과도기적 친환경 연료 LNG추진 선박의 시대는 10년 이내에 저물 확률이 높은데요. 이후엔 수소와 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이 대세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이들이 황산화물·질소산화물·탄소 등의 대기 오염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선박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수소 연료는 기존 선박 연료이던 벙커C유보다 에너지 효율을 40% 이상 높일 수 있죠.

암모니아 연료는 기화점이 영하 34℃로, 영하 253℃에서 액체가 되는 수소보다 기화점이 훨씬 높아 저장과 운송이 쉽습니다. 또한, 액화 수소보다 단위 부피당 저장 용량이 1.5배 많아 안정성과 경제성이 높은 차세대 연료로 주목받고 있죠. 국제 에너지기구는 2060년에 이르면 새로운 선박의 60% 이상이 수소와 암모니아 연료를 사용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어요.

◇ 전세계가 주목하는 수소·암모니아 선박, 상용화는 아직?



친환경과 경제성 모두를 잡을 수 있는 수소·암모니아 연료전지 추진 선박은 시장에서 이미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올해 초, 세계 1위 덴마크 해운 회사 머스크는 3년 안에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로 달릴 수 있는 소형 컨테이너선을 주문하겠다고 선언했어요. 배를 새로 구매하면 최소 20년 이상은 사용해야 하는 만큼 과도기적 연료인 LNG추진선을 거치지 않고, 바로 차세대 친환경 선박을 구매해 사용하겠다는 포부인 거죠.

각 국 해양 산업 기업들에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의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1위 엔진 제조 업체인 독일의 만에너지솔루션과 공동 사업으로 암모니아 추진 선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3월, 세계 최대 석유 회사인 사우디 아라비아의 아람코와 암모니아 추진 선박 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죠. 삼성 중공업도 미국의 연료전지 제조사 블룸 에너지와 협력해 수소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연료전지 선박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어요.





하지만 수소·암모니아 추진 선박은 아직 완벽한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는데요.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선 기화점인 영하 253℃ 아래의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극저온 저장탱크 기술이 필요하거든요. 암모니아는 독성 질소산화물과 부식을 유발하는 암모니아 증기를 분출할 수 있어, 이를 막을 수 있는 화물창 기술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들을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선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죠.

조선사들은 이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통해, 향후 3~4년 내 수소·암모니아 추진 선박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상용화가 성공한다면 LNG 선박 시대는 저물고 수소·암모니아 선박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시장에선 입을 모아 말하고 있어요.

◇ 노동력 의존도를 확 줄일 수 있는 ‘똑똑’한 선박·조선소



스마트 비즈니스 패러다임 역시 미래를 이끌 조선업의 트렌드입니다. 스마트 비즈니스 패러다임이란 선박과 선박 생산 공정이 스마트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패러다임은 통신·AI·빅데이터 등의 ICT 기술 발전을 배경으로 등장했어요. 특히 운송 수단에서 선박을 제외한 나머지 운송 수단들은 ICT 기술이 거의 정착된 수준인데요. 항공 분야는 자동 항법이 안정화된 단계이고, 자동차 분야 역시 자율 주행이 실용화되는 단계에 들어와 있죠.



이제는 선박도 적극적으로 ICT 기술을 도입시켜야 한다는 조선업계의 열정은 스마트 비즈니스 패러다임을 이끄는 데 한 몫 했어요. 스마트 선박은 일반적으로 ICT 기술을 기반으로 자율 운항을 하는 선박 혹은 원격으로 모니터링과 제어가 가능하도록 하는 선박을 말합니다. 사실, 현재 바다를 항해하는 선박들은 이미 일정 수준 이상의 자동화와 통신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 표를 보면 스마트 선박의 자동화 발전 단계를 볼 수 있는데요. 현재는 2단계 기술 수준에 머무르고 있지만, 전세계 조선사들은 이를 넘어 5단계인 완전한 무인 자율 주행 선박을 제작하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스마트 선박은 ICT 기술이 날씨·파도·선박 내 화물 쏠림 등 운항과 관련된 변수를 고려해, 선박이 갈 수 있는 최적의 운항 경로와 운전 상태를 설정해 제어합니다. 덕분에 연료 효율을 높이고, 배기 가스를 저감할 수 있어 환경 규제 강화에 대한 대응책 중 하나로도 꼽히고 있어요. 무인 운항을 통해 선원 수도 줄일 수 있어 환경 규제 강화와 선원 부족에 골머리를 앓던 해운 회사에게 스마트 선박은 친환경과 경제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동아줄’이나 다름없었죠.



스마트 선박 시장은 향후 15~20년 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연평균 12.8% 수준의 성장이 점쳐지는 블루 오션이기 때문에 각국의 조선사들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죠. 우리나라의 삼성중공업은 SK 텔레콤과 협력해 5G 기반의 자율 운항 기술을 연구 중입니다. 현대중공업은 KT와 함께 첨단 항해 지원 시스템을 개발하는 한편, 서울대학교와 손을 잡고 학비 지원 · 입사 지원 시 가산점 부여 등을 통해 중공업 분야의 AI인재 육성에 나서고 있죠. 대우조선해양은 해운 회사 HMM과 함께 선박의 주요 시스템을 원격으로 진단할 수 있는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고요.

노르웨이의 콩스버그도 운항 환경에 최적화된 경로와 속도 등을 자동 조정해 운항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를 적용한 세계 최초 완전 무인 자율 운항선박 야라 버클랜드호를 제작해 올해 1월 선주에게 인도했어요. 현재까지 전세계에서 가장 앞선 스마트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죠. 조선업계 뿐 아니라, 구글도 영국 롤스로이스와 선박 AI 기술 개발 제휴를 맺고 자율운항선박 개발에 뛰어들었다고 하니 스마트 선박은 여러 산업군에서 사랑받는 트렌드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아요.



선박이 똑똑해지는 것을 스마트 선박이라고 부른다면, 생산 공정이 똑똑해지는 건 스마트 조선소라고 부릅니다. 스마트 조선소는 선박의 설계와 제작 과정의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ICT 기술을 활용해 제작 효율성을 높이고 품질을 개선하는 조선소를 의미합니다. 아직은 각 기업이 상이한 속도로 개발 중인데요.



조선소마다 선박을 만드는 공정과 시스템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각 조선소의 실정에 맞도록 스마트화가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죠.

스마트 조선소가 정착된다면 전세계 조선사들은 노동력 의존도를 줄이고 생산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돼요. AI·로봇 등의 기술이 노동 인력을 대체하니 인건비를 줄일 수 있고, 그 비용을 기술 개발이나 시설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서는 스마트 조선소가 향후 조선 시장의 경쟁력을 좌우하고 조선사의 순위를 뒤바꿀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쉽게 정리하자면, 미래 조선시장에선 누가 더 친환경적이고 똑똑한 선박을 만드는지가 중요해집니다.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해 여러 국가·조선 회사가 치열하게 싸우게 될 거예요.



지금부터는 조선시장의 1·2·3위를 두고 경쟁하는 중국,일본 그리고 우리나라의 차세대 선박 대응 전략을 살펴보겠습니다.

◇ 가만히 있으면 경쟁국이 아니지, ‘허슬’하는 중국과 일본

LNG시대에선 한국산 선박이 ‘명품’으로 인정받고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 우위를 뺏긴 중국과 일본은 친환경·스마트 선박을 시장의 우위를 되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인식하고, 열심히 연구에 매진 중이죠.

중국 정부는 2015년, 조선업을 중점 지원 대상으로 삼는다는 내용을 포함한 ‘중국 제조 2025’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구체적인 조선업 지원 영역에 ‘지능화’가 명시된 것으로 보아, 스마트 선박에 대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임을 추측할 수 있죠.



지원책 중 하나로, 중국 정부는 2018년 2월부터 홍콩 서남 쪽 만산군도 750㎢ 크기의 해역에 세계 최대 면적의 자율 운항 선박 시험 해역을 건설 중입니다. 사람이 승선하지 않는 자율 주행 선박을 테스트할 땐, 기존의 항해사가 책임지던 법규를 누가 책임지고 준수해야 할 지 모호하기 때문에 바다로 나가는 순간 위법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중국은 이러한 문제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자국 영해 내에 세계 최대 시험 해역을 조성했습니다. 작업이 완료되면 중국 조선사들은 이 곳에서 위법 사유에 제한받지 않고, 자유롭게 여러 스마트 선박 기술을 테스트할 수 있게 되죠.

이러한 중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중국 내 최대 국영 조선 그룹인 CSSC는 2015년부터 스마트 선박 개발 프로젝트에 돌입했습니다. 2017년엔 세계 최초의 스마트개념 선박으로 불리는 Great smart호를 제작해내고 이를 세계 각 국 언론에 공표했습니다. 국제 해양 기술의 기준을 정립하는 데 큰 영향력을 가진 영국의 로이드 선급협회에 스마트 선박으로 표기 됐다는 것이 최초의 스마트 개념 선박이라는 근거였어요. 2019년 12월에는 첫 무인 자율운항 화물선인 근두운 0호의 첫 시험 항해를 성공적으로 마치기도 했습니다.

일본 정부와 업계에선 경쟁사 간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어요. 일본은 과거 조선업에서 경쟁력을 잃은 후, 기술 인력들을 퇴출시키고 최소한의 인력만 보유하고 있었는데요.



최근 친환경·스마트 비즈니스 패러다임 등 조선 시장에 변화의 물결이 느껴지자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이마바리조선·JMU,미쯔이조선·가와사키 중공업 등 일본 내 간판급 조선사들 뿐 아니라 NYK·MOL 등 해운사까지 뭉쳤어요. 여기에 대학 연구원과 국가 연구소 등이 합류해 함께 차세대 선박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죠.



특히 일본 정부에선 스마트 선박을 조선업 부흥의 기회로 인식하며 'i-shipping'이라는 해양산업부흥 정책을 정부의 혁신 정책으로 추진 중입니다. 조선사나 해운사 등의 해양 산업 기업들이 친환경·스마트 선박 기술 개발에 참여한다는 계획을 작성하면, 보조금을 지원하고 각종 특례를 부여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어요. 작년엔 자국 조선소에 수백억 엔 규모의 금융 지원을 시행 하겠다는 발표도 했죠. 일본 정부가 차세대 선박 개발에 얼마나 진심인지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업계와 정부가 협력해 현재 15% 정도인 신 선박 수주 시장의 점유율을 3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다지며 기술 개발에 열심인 상황입니다.

선박계의 테슬라가 되어, 탈 LNG시대의 왕좌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로 달려드는 중국과 일본. 이에 맞서, 우리나라의 조선 빅3도 다양한 기술 개발에 매진 중입니다.



◇ 우리나라가 미래 조선 시장도 리드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는

차세대 선박 시장의 우위까지 우리나라가 접수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업계에선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조선 산업은 한 척만 수주해내도 수백억 원의 외화를 벌어와 국가 무역 수지를 크게 개선시켜주는 대표적인 효자 산업입니다. 특히 업계에선 정부의 적극적인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해요.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은 수천억 원의 자금을 지원하고, 자국 조선사에 발주를 넣는 해운 회사에게 금융 지원까지 진행하고 있거든요.



선박을 다 제작하고 선주에게 넘기기 전까지, 대부분의 제작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조선사에게 최근의 수주량 증가는 금융 부담으로 다가오는 상황입니다.

해양 산업 관련 법규·제도도 정부 주도적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 선박은 지금까지의 해양 산업 법률이 적용되지 못하는 분야가 많아 많은 연구가 필요한데요.



이는 조선 빅3 만의 역량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워 정부의 지원이 꼭 필요하죠. 현재 어느 국가보다 스마트 선박 제도 연구에 열심인 유럽이 이를 서구에 맞게 확립한다면, 스마트 시장의 주도권은 유럽에 뺏길 확률이 높아집니다.



R&D 인력 역시 더욱 늘어나야 해요. 2017년 1,089명 이던 국내 조선 3사의 R&D 인력은 2020년 1,219명 으로 약 11.9%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세계 주요국들이 탄소 배출 저감 목표를 앞당기며 수소·암모니아 추진 선박·스마트 선박 시대가 예상보다 빨리 도래할 것으로 보이는 지금, 기술력을 미리 갖추지 못한다면 경쟁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높겠죠? 현재 국내 4년제 대학의 조선해양 관련 학과·학부 입학 정원은 1,100명 수준으로, 30개 대학 1만 명 학생을 보유한 중국과는 큰 차이가 나는 상황입니다.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로 지금까지는 우위를 지키고 있는 우리나라 조선사들이지만, 연간 1만 명씩 배출되고 있는 중국의 조선 인재들에 의해 언젠가는 기술 역전이 발생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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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조선사들에게 친환경·스마트 비즈니스 패러다임은 또 하나의 기회이자 위기입니다. 시장의 흐름을 쫓아가지 못하거나 잘못된 판단으로 다른 방향의 기술 개발에 투자할 경우 기존의 입지를 잃을 가능성도 있거든요. 아직 불확실성이 높지만, 흐름을 잘 읽어 똑똑히 대응해 결국 시장의 우위를 굳건하게 지켜내고 말 우리나라 조선사의 미래를 기대해 봅니다.


김현지 기자·정민수 기자·김지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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