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입대 전 주식을 산 한 대학생. 각종 아르바이트로 모은 800만 원을 탈탈 털어 현대중공업 주식을 샀다. 군 제대 이후 수익률은 어땠을까? 무려 1억 원이 되어 돌아왔다. 노동 뿐 아니라 자본 소득의 중요성을 깨달은 순간 “누구나 큰 스트레스 없이 자본 소득을 안전하게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아이디어로 태어난 게 콴텍의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 서비스다.
2일 서울경제 시그널과 만난 이상근(사진) 콴텍 대표는 대학 시절의 주식 투자 경험을 기반으로 자산 관리 서비스 솔루션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우연한 투자 성공 경험을 계기로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큰 노력 없이 대중이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다.
그렇다면 누구나 안정적인 투자 수익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대학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이 대표. 그는 전공 경험을 살려 주식 투자 등 자산 관리에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판단한 요소는 기업들이 속살이라 할 수 있는 각종 재무 지표다.
이 대표는 “콴텍 서비스를 준비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투자 손실이 나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주가순자산비율(PBR)·현금유동성 등 여러 지표를 상위 순서대로 정리하고 분석하면 투자 유망 종목이 나온다”고 말했다. 재무 지표 분석은 사람이 일일이 분석하기 어렵지만 분석하기만 하면 유망 투자 종목을 선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콴텍은 이 같은 원리를 기반으로 자체 AI 솔루션인 ‘Q-Engine’을 만들었다. 종목 선택부터 위험관리, 자산배분은 물론 투자 포트폴리오 평가까지 가능한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 솔루션이다. 이미 기술력도 인정 받고 있다. 금융위원회 주관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에서 ‘Q-Engine’ 적용 알고리즘 1년 수익률이 182.67%를 기록했다.
이 대표는 콴텍의 서비스가 마이데이터 사업(신용정보관리업) 출범과 함께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금융사나 통신사, 또는 병원 등 여러 기관에 분산되어 있는 개인의 정보를 한 곳에 모아 제 3의 서비스 사업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이데이터를 통해 투자자의 모든 금융정보를 파악하면 투자 포트폴리오 자문 등이 보다 정교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적금 비중이 높다면 금융투자를 추천하고 주식 보유 종목을 진단해 신규 종목 및 펀드를 추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치 넷플릭스 맞춤형 콘텐츠 추천 서비스처럼 맞춤형 자산 관리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AI 솔루션이 투자 대중화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이 대표는 “100억 원이 넘는 초고액 자산가들은 미래에도 투자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을 것”이라며 “하지만 1억 원 미만의 투자자들은 프라이빗뱅커(PB)를 만나기 힘든 게 사실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높은 기술력과 명확한 고객 타킷은 투자 유치로 이어졌다. AG인베스트먼트·원익투자파트너 등 벤처캐피탈(VC)의 러브콜을 받은데 이어 올해에는 코스닥 상장사 오르비텍(046120)과 신한캐피탈 등으로부터 75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받았다. 누적 투자 유치 금액도 110억 원을 넘어섰다. 특히 오르비텍은 당초 콴텍에 투자하는 펀드의 유한책임투자자(LP)로 참여할 계획이었으나 회사의 비전을 높이 평가, 직접 지분투자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시리즈B 투자자들이 전략적투자자(SI) 성격이 강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단순 지분 투자 뿐 아니라 사업 협력도 가능한 투자자들이란 의미다. 그는 “오르비텍은 원전·항공기 부품 사업자지만 다양한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며 “예컨대 AI기반 시스템통합기업(SI)을 투자사로 두고 있는데 이들 회사들과 협업하면 다양한 금융 플랫폼 서비스 출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경영 계획에 대해서는 당장 내년 상반기 흑자전환을 이룬 뒤 현재 1,200억 원 규모의 자산관리 규모를 2022년 내 1조 원까지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내년 하반기에는 500억 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 유치도 염두하고 있다. 투자금은 증권사 인수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초개인화 금융투자 플랫폼을 목표로 서비스 개발, 확충에 나서고 있다”며 “이르면 2022년 늦어도 2023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도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