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서 올해 상반기에는 가치주 비중이 큰 유럽 증시의 성과가 지난해 글로벌 증시를 주도했던 미국보다 우수했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유사한 자금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 증시 가격이 여전히 미국에 비해 저렴한 편이고 유로존의 경기 부양책 시행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손하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럽 국가들의 백신 접종 속도가 빨라졌고, 록다운 완화와 관광 재개 등으로 경기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서유럽 ETF로 자금 유입이 확대되고 있다”며 “미국의 이전까지의 강한 성장과 양적 완화 테이퍼링의 불확실성, 밸류에이션 매력도를 감안할 때 유럽 지역을 포트폴리오에 일부 편입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유럽 중에서도 영국과 스위스 등 비유로존 국가보다는 프랑스·독일·네덜란드 등 가치주 비중이 높은 유로존 국가 상품을 더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SPDR Eurostoxx 50 ETF(FEZ)’는 경제 회복을 본격화하고 있는 유로존에 투자하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다. Eurostoxx 50 지수를 추종하며, 편입 종목은 총 52개로 네덜란드 반도체 업체 ASML홀딩스의 비중이 8.0%로 가장 높고,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도 5.9% 담고 있다. 기업용 비즈니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독일의 소프트웨어 업체 SAP와 수소 산업을 이끌고 있는 세계 최대 산업용 가스 업체인 독일의 린데도 4.0% 이상 편입 중이다. 프랑스의 에너지 업체 토탈(3.5%), 독일의 전기·기계 업체 지멘스(3.4%),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3.3%), 프랑스 화장품 업체 로레알(3.1%) 등의 비중도 3%를 넘는다.
업종별 비중을 보면 경기소비재(17.8%)와 금융(16.7%)·IT(15.8%)·산업재(14.2%) 비중이 높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배당을 포함해 15.76% 수준이다.
손 연구원은 “소비 정상화에 따른 경기소비재 기업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어서 이익 전망이 양호하며 금융 비중이 높은 점도 금리 상승 불확실성에 대한 헤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운용 자산은 28억 2,000만 달러로 비슷한 유로존 ETF인 ‘iShares MSCI Eurozone ETF(EZU)’보다 작지만 대형주 투자 비중이 높고 수수료가 연간 0.29%로 EZU(0.49%)보다 낮다. 유럽 증시에 생소함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관심을 두기에 적합한 상품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