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파키아오 대선 출마 시사…두테르테는 '견제 모드'

파키아오 "정치인은 더 높은 자리 원해…복귀전 후 결심 발표"

두테르테 "파키아오는 아무렇게 지껄여"

매니 파키아오가 지난달 22일 필리핀의 한 체육관에서 복귀전을 대비해 훈련하고 있다. /AFP연햡뉴스매니 파키아오가 지난달 22일 필리핀의 한 체육관에서 복귀전을 대비해 훈련하고 있다. /AFP연햡뉴스





세계 복싱계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필리핀의 상원의원인 매니 파키아오(42)가 내년 대선에 출마할 뜻을 시사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급속도로 파키아오를 견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파키아오는 2일(현지시간) 필리핀에서 AFP 통신과 만나 “나는 정치인이다. 모든 정치인은 더 높은 자리를 꿈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절한 때 내 결심을 발표하겠다. 아마 경기 이후가 될 것”아라고 말했다. 파키아오는 내달 21일 미국에서 복귀전을 치른다.

파키아오의 이날 발언은 사실상 대선 출마 뜻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당초 파키아오는 두테르테의 오랜 지지자였다. 그러나 최근들어 정부의 부패 의혹을 제기하는가 하면 친중 성향에 대해서도 비판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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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현 대통령을 형사적으로 보호해 줄 것이냐는 질문에 “모든 사람은 법을 지킬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두테르테를 봐줄 생각이 없다는 없다는 뜻이다.

파키아오가 이런 식으로 거리를 두자 과거 한때 파키아오를 대통령감이라고 치켜세우던 두테르테의 태도도 완전히 바뀌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두테르테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파키아오가 의사당에 앉아 있기를 기대한다. 어디 가지 말고 네가 얘기하던 부패 혐의를 조사해 찾아내라.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형편없는 녀석'(shit)이라고 말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복싱 챔피언이 정치에서도 챔피언이라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는 아무렇게나 지껄이고 있다"고 강력 비난했다.

필리핀의 정치체제는 6년 단임 대통령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다시 출마할 수 없지만 내년 대선에 자신의 딸인 사라(42) 다바오 시장을 내보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파키아오와 두테르테의 딸이 대결하게 된다.

두테르테는 부통령에 출하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필리핀의 부통령은 대통령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선거에 나서는 것은 미국과 같지만 투표는 정·부통령에 대해 따로 한다. 때문에 대통령과 부통령이 다른 당에서 나올 수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파키아오 대통령, 두테르테 부통령 체제가 구성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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