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탈(Taal) 화산이 폭발할 조짐을 보이면서 재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탈 화산은 지난해 초 폭발한 바 있다.
3일 일간 필리핀 스타 등 외신에 따르면 필리핀지진화산연구소(Phivolcs)는 수도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65㎞가량 떨어진 탈 화산에서 지난 24시간 동안 48차례나 화산성 지진이 기록됐다고 밝혔다. 48차례 중 두 차례는 화산구조 지진이었으며, 40차례는 저주파 화산성 지진이었다. 나머지 6차례는 화산성 진동으로 최장 4분간 지속되기도 했다. 연구소는 지난 2일 오전 이후로 세 차례의 짧은 증기 마그마 분출 등의 활동도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탈 화산은 이미 과거에 수차례 폭발했다. 1911년의 폭발로 1,300명이 사망했으며, 1965년에도 200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1월에도 폭발했는데, 당시 높이 10∼15㎞에 달하는 테프라(화산재 등 화산 폭발로 생성된 모든 종류의 쇄설물) 기둥이 형성되고 화산재가 메트로 마닐라 케손시 북쪽에까지 떨어져 공항이 일시 폐쇄됐으며 수십만 명의 이재민도 발생했다.
탈 화산에는 현재 3단계 경계경보가 내려졌다. 화산활동 위험 경보 5단계 중 3단계는 마그마가 지표 가까이나 지표면까지 올라와 있어서 수 주 내로 위험한 폭발이 일어날 수 있음을 경고할 때 쓰인다.
당국은 주민들로 하여금 화산재와 화산 스모그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또 화산이 폭발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미 대피한 1,000여명 외에 남부 바탕가스주 주민 1만4,000명 이상을 대피시킬 방침이다.
필리핀은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자리 잡고 있어 지진과 화산 활동이 잦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