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내 병원 갔다면 가입 거절"…실손 가입 문턱 높아졌다

생명보험사들의 실손의료비보장보험(실손보험) 판매 중단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형 생명보험사들도 최근 실손보험 가입 요건을 까다롭게 운영하면서 사실상 실손보험 판매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실손보험 가입을 문의하는 소비자에게 ‘최근 2년 내에 병원 진료를 받은 적이 있다면 가입할 수 없다’며 거절하고 있다. 소비자가 수술이나 입원, 만성질환이 아니라 단순 감기몸살이나 소화불량, 가벼운 외상으로 외래 진료를 받았다고 해도 가입할 수 없다. 한화생명도 2년 내 병원 진료 이력이 있는 경우 실손보험 가입을 거절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러한 심사 조건이 과도한 것으로,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의 사실상 실손보험 판매를 포기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7개 생명보험사가 실손보험 판매를 포기했고, 올해 3월 미래에셋생명에 이어 이달 4세대 실손 출시를 앞두고 동양생명과 ABL생명도 판매를 중단했다.



다른 보험사들도 4세대 실손보험 출시를 앞두고 가입 문턱을 대폭 높인 상태다. 삼성화재는 최근 2년간 진단, 수술, 입원, 장해, 실손 등 명목으로 받은 보험금이 모든 보험사를 합쳐 50만원을 초과하면 이달부터 실손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 지난달까지는 2년간 보험금 수령액 100만원 이하라면 가입할 수 있었지만 기준 금액이 절반으로 축소된 것이다. 삼성생명도 2년간 모든 보험사로부터 받은 보험금 수령액 100만원을 넘으면 실손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는 조건을 최근 심사 기준에 추가했다.

한편, 생명보험사를 중심으로 4세대 출시나 기존 상품 가입자 전환 일정이 부분적으로 지연되고 있다. 삼성생명은 인터넷 채널에서 개정 작업을 이유로 19일까지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한화생명도 온라인 채널 판매는 20일 무렵 재개할 예정이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흥국생명, NH농협생명, 한화손해보험 등은 이달 중이나 다음달부터 기존 1∼3세대에서 4세대로 갈아타기가 가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