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토요일 집계 기준으로 올해 처음 700명대로 치솟는 등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예방접종자라도 수도권 야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수칙 등을 내놓으며 방역을 강화하고 있지만 거리 두기 격상 등 강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는 8일로 예정된 새 거리 두기 단계 시행 여부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4일 0시 기준 일일 신규 확진자가 743명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27일 970명까지 치솟은 뒤 27주 만에 최다 기록이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도 비상이다.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국내 델타 변이 감염자는 누적 263명으로 이들과의 역학적 관계가 확인된 사람 96명까지 합치면 총 359명으로 늘어난다. 델타 변이 감염이 확인된 서울 마포구 음식점과 수도권 영어학원 관련 확진자 301명까지 더하면 델타 변이 감염자는 최소 660명으로 불어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확산세가 거세지자 수도권 방역 조치 강화 대책을 또다시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예방 완료 접종자도 수도권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공원과 강변 등 야외에서의 밤 10시 이후 음주도 금지된다. 또 유동 인구가 많고 밀집도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임시 선별검사소 또는 이동형 선별검사소를 추가 설치하고 선별검사소 운영 시간도 연장해 시간 제약 없이 진단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변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유전자증폭(PCR) 음성 확인서가 없으면 인도네시아에서 출발해 국내로 들어오려는 내국인의 항공기 탑승을 제한하는 등 입국 관리도 강화한다.
정부는 7일까지 강화된 방역 조치를 시행하면서 유행 상황에 따라 새 거리 두기 단계 시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 같은 방역 조치 강화에도 전문가들은 거리 두기 단계 격상 등 방역의 고삐를 더욱 죄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예방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지 않은 60세 미만 연령층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1주간(6월 28일~7월 4일) 60세 미만 확진자 수는 4,569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91.14%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접종이 본격화되지 않은 60세 미만에서 적지 않은 위중증 환자가 나오고 있다”며 “접종률이 어느 정도 올라갈 때까지 방역 조치를 풀지 않겠다는 강력한 선언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수도권 다중 이용 시설에 대한 추가 이용 제한 조치도 검토해야 한다”며 “풍선 효과를 막기 위해 비수도권 거리 두기 단계 격상도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