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세를 보이던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액이 최근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높아진 지수와 낮아진 쿠폰(수익률) 탓에 상품의 매력이 줄어든 점과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에 따른 투자숙려제도 도입이 시장 위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증권사의 ELS 발행액(원화 외화 합산)은 4조 3,04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5월 3조 3,501억 원보다는 늘었지만, 6조 원 수준의 발행액을 기록한 3~4월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진한 수준이다.
최근 ELS 발행 감소의 일차적 원인은 이르면 6개월 단위로 이뤄지는 ELS 상환 물량 축소로 발행 여력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조기 상환 금액이 7조2,700억원을 기록한 후 지난 4월까지 월평균 7조 원이던 조기 상환액이 지난 5월 4조 3,300억 원, 6월 3조 4,000억 원에 그쳤다.
특히 금소법의 일환으로 지난 5월 10일부터 시행된 투자숙려제도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ELS는 고난도 금융상품으로 분류돼 일반 투자자에게 판매할 때(전문 투자자 제외) 판매 계약 과정이 녹취되고, 계약 후 2 영업일 이후에 다시 청약 의사를 확인해야 계약이 체결된다. 판매사 입장에서는 이전에 비해 ELS 판매를 위해 많은 비용이 들고, 제도 시행 초기에는 투자자들의 변심으로 인한 청약 취소 가능성이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게된 셈이다. 이에 일부 증권사는 투자숙려제도 도입 이후 2주 내외의 기간 동안 발행을 전면 중단하기도 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투자 결정 후 최종 투자까지 약 일주일의 시간이 필요해 그간 이자비용과 지수 불확실성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정형주 KB증권 연구원은 "투자숙려제도 시행으로 일반투자자들의 접근이 용이한 공모형 ELS 발행 규모가 크게 줄었다"고 분석했다.
ELS의 기초자산이 되는 주요국 증시 및 주요 종목의 가격이 사상 최고점을 유지하고 있어 상품 매력도 떨어지고 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가 상승과 변동성 축소로 기준가 높아지고 쿠폰 수익률 낮아지면서 ELS투자 매력도 감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DLF 사태와 마진콜 사태, 투자숙려제도까지 겹치며 ELS 시장은 꾸준히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ELS 발행잔고는 27조 원으로 지난 2013년 12월 이후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