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호 신임 공군참모총장이 5일 성추행 피해 신고후 극단적 선택을 한 제 20전투비행단 이 모 중사의 추모소에서 조문했다.
박 총장은 이날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공군 이 모 중사 추모소를 방문했다. 박 총장의 추모소 방문은 전임 총장 시절 발생했던 이 모 중사 사망사건과 관련해 유족들을 위로하고, 재발 방지를 다짐하기 위한 차원으로 전해졌다.
앞서 고 이 중사는 제 20전투비행단 소속 당시 회식자리에 불려가 귀가하던 도중 차량 내에서 선임인 장 모 중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고인은 이를 신고한 뒤 가해자와 분리돼 보호받기 위해 제 15전비로 옮겼으나 해당 부대에서 2차 가해를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을 맞았던 공군 군사경찰·검찰은 초동수사를 부실하게 했다는 논란과 사건 은폐 의혹까지 받고 있다.
박 총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내 기자실을 찾은 자리에서 공군 군경의 수사역량 문제와 관련해 “기지 방어와 수사 기능을 분리할 계획”이라고 보완방향을 밝혔다. 그는 “공군 군사경찰은 타군과 다르게 기지 방어 업무와 수사를 동시에 한다”며 “그 때문에 (수사 역량 등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고 이 같은 보완책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공군 군경이 맡아온 기지 방어 및 수사 기능 업무 분리 차원에서 인력 및 보고체계도 단순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총장은 군내 성범죄 발생시 은폐시도가 이어지는 문제에 대해선 “법, 제도, 메뉴얼 등은 어느 정도 정비돼 있지만, (군이)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진단했다. 그러면서 “(성범죄의 심각성에 대한 대한 군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며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성인지 교육도 바꾸는 등 교육체계를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총장은 오는 13일 공군 지휘관 회의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공군 내 병영 개혁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