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대깨문' 발언에 발칵 뒤집힌 與...친문 宋 사퇴까지 요구

宋 "의도치 않게 논란" 진화에도

최재성 "대표가 최대 리스크" 직격

이낙연 "당원에 모욕감" 사과 촉구

경선 편파성 시비로도 번져 '내홍'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찾아 묘비를 확인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찾아 묘비를 확인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깨문’ 발언이 당내 경선 관리 편파성 시비로 옮겨붙으면서 당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당 안팎에서 송 대표의 리더십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대표 사퇴론’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의도치 않게 논란이 생긴 것 같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친문(親文) 진영의 반발은 가라앉지 않아 내홍이 격화하고 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송 대표의 ‘대깨문’ 발언이 당 안팎에서 거센 비판을 받으면서 친문과 비문 간의 갈등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당 대표가 당 최대 리스크 요인이 됐다”며 “송 대표의 얘기는 나가도 너무 나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정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면 대표가 아닌 처지에서 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지적했다. 최 전 수석은 민주당 4선 출신이다. 당의 전직 중진 의원으로서 현직 대표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의 날을 세운 것이다.



민주당 권리당원 역시 송 대표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전날부터 송 대표를 질타하는 글이 속출하고 있다. 게시판에는 “특정 후보 선거운동을 하는 송영길은 사퇴하라” “허무함을 금할 수 없다” “눈을 의심했다” 등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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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 예비 경선 후보들도 논란에 가세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송 대표가 당원에게 모욕감을 줬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이 전 대표 캠프의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논평을 통해 “하루 종일 ‘원팀’으로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을 만들어낸 당원들은 모욕감을 느꼈고, 당원 게시판은 마비됐다”며 “송 대표는 지금까지 민주당의 가치와 신념을 지켜온 당원께 사과하고 민주당 정신에 맞는 당 대표로서 역할인 공정한 경선 관리를 수행해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막 경선이 시작된 판에 아예 특정 후보가 다 확정된 것처럼 사실상 지원하는 편파적 발언을 했다니 눈과 귀가 의심스러울 지경”이라며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김두관 의원 또한 전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특정 세력이 당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송 대표의) 말씀에 대해서는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문제의 발언은 전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나왔다. 당시 송 대표는 “문 대통령을 지키겠다며 ‘대깨문’이라고 떠드는 사람이 ‘누구는 안 된다, 차라리 야당을 뽑겠다’고 안이하게 생각하는 순간 문 대통령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 여권에서 금기시하는 용어를 사용한 데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편을 드는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송 대표는 SNS를 통해 “저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총괄선대본부장이었다. 선거 과정에서 투대문·어대문·대깨문·아낙수나문 등 각종 용어가 많이 유통됐다”며 “우리 지지층이 스스로 각오를 다지고 주변의 투표 독려를 위해 만든 용어”라고 해명했다. 그는 “함께 선거운동을 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의도하지 않게 논란이 생긴 것 같다”며 “당 대표로서 어느 후보도 배제하지 않고, 어느 후보에 편향되지 않고 공정하게 대표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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