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중고 거래 트렌드는 좋아하는 영역을 깊게 파고드는 ‘디깅 소비’인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기기, 의류·잡화, 생활 용품 등 대신 캠핑, 낚시 등 레저 용품부터 ‘키덜트’, ‘스타 굿즈’ 등 취미 관련 거래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8일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가 발표한 ‘2021 상반기 중고거래 트렌드’에 따르면 야외 활동과 관련된 취미 품목의 거래 증가가 두드러졌다. 해외여행 대신 국내에서 자연을 즐기는 ‘레저족’이 늘어나며 관련 중고 용품 거래도 함께 활성화된 것으로 풀이되다. 골프 관련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량 증가했다. 지난 6개월 동안 번개장터에서 거래된 골프용품은 12만1,000 건으로, 거래액은 약 173억 원에 달했다. 18~34세 MZ세대의 골프 관련 거래 증가가 두드러진다. 전년 동기 대비 거래 건수는 105%, 거래액은 245% 각각 증가했다. 젊은 층에서도 골프가 ‘대세 취미’로 자리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골프 관련 키워드로는 ‘드라이버’, ‘퍼터’, ‘아이언’ 등을 포함한 골프채가 4만9,000 건이었다.
골프뿐만 아니라 캠핑, 낚시, 등산 등 아웃도어 관련 거래도 활발했다. 세 카테고리의 거래량은 각각 129%, 94%, 76% 증가했으며, 캠핑이 올 상반기 세 번째로 가장 많이 성장한 카테고리로 집계됐다.
‘스타 굿즈’ 역시 지난해에 이어 강세를 보였다. 올 상반기에만 70만 건 이상, 하루 평균 3,800여 건 이상이 거래됐다. 특히 스타굿즈 거래 건수의 76% 이상을 차지하는 ‘보이그룹’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한 53만5,000 건을 기록했다. 스타굿즈 거래 데이터에서는 방탄소년단(BTS)의 인기가 두드러졌다. BTS의 상반기 하루 평균 6,000 건이 넘는 검색량을 기록하며 카테고리 내 검색어 1위, 종합 인기 검색어 4위를 차지했다.
고가의 한정판을 ‘디깅’하는 취향 소비의 ‘큰 손’들이 모이는 취미·키덜트 카테고리에서는 상반기 34만 건 이상이 거래되며 세 번째로 많이 거래된 카테고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거래 건 수 85%, 거래액 47% 이상 성장했다. 이 중 피규어·인형의 거래 비중이 61%를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만화책으로 꼽힌 ‘귀멸의 칼날’, 다양한 컨셉의 피규어로 덕후들을 사로잡은 배구 만화 ‘하이큐’와 최고의 판타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주술회전’ 역시 35만 건 이상의 검색량을 기록하며 뜨거운 인기를 이어갔다.
스니커즈는 패션을 넘어 수집과 취향의 영역으로 정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개월간 번개장터에서 거래된 스니커즈의 거래액은 476억 원에 달했다. 번개장터는 지난 2월 말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오프라인 공간 브그즈트 랩(BGZT Lab by 번개장터)을 통해 한정판 스니커즈 콜렉션을 공개하며 ‘스니커즈 성지’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브그즈트 랩은 지난 4개월간 누적 방문자 수가 약 10만 명, 판매 건수는 1,900 족에 달할 만큼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브그즈트 랩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검은색과 흰색 조합으로 ‘범고래’로 불리는 ‘나이키 덩크 로우 레트로 블랙’으로, 총 171족 판매됐다. 가장 높은 판매가를 기록한 스니커즈는 1,100만 원에 판매된 ‘나이키 에어 조던 1 레트로 하이 디올’이다. 최재화 번개장터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올해 상반기 취미·덕질 카테고리의 성장은 개인 간 거래가 합리적인 소비를 넘어 취향을 쌓는 소비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앞으로도 자신이 좋아하는 영역에서 활발하게 거래하며 취향을 ‘디깅’하는 이용자들이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배송, 안전결제 등 플랫폼 내 다양한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