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울 송현동 공원 개발 변수로 떠오른 '이건희 기증관'

송현동 결정땐 '공원+기증관' 조성

용산 가면 '역사문화시설' 공론화

오세훈시장 "빨리 시민에 돌려줘야"

송현동 부지 매각 협상 속도낼듯

서울 종로구 송현동 48-9 일대 부지 모습. /사진 제공=서울시서울 종로구 송현동 48-9 일대 부지 모습. /사진 제공=서울시




서울시가 추진해온 종로구 송현동 부지 내 ‘역사문화공원’ 개발 계획에 ‘이건희 기증관’이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7일 정부가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유족이 국가에 기증하기로 한 문화재와 미술품을 전시할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관(이건희 기증관)’ 건립 후보지를 서울 용산과 송현동 두 곳으로 압축했기 때문이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건희 기증관의 건립지가 용산과 송현동 중 어느 곳으로 결정되더라도 송현동 역사문화공원 개발 계획의 변경이 불가피하게 됐다. 서울시는 지난 2019년 2월 한진그룹이 송현동 48-9번지 일대 면적 3만 7,141㎡의 부지 매각을 발표한 이후 부지 매입과 역사문화공원 개발을 추진해왔다. 서울시는 해당 부지에 숲이 있는 공원과 함께 역사와 상징성을 반영한 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송현동 부지에 공원과 함께 조성될 역사문화 시설을 결정하기 위해 시민과 전문가 의견을 듣는 과정을 연내에 진행할 예정이었다”며 “이건희 기증관이 들어오게 되면 사실상 역사문화 시설 조성 계획이 확정되기 때문에 공론화 과정은 필요 없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건희 기증관의 건립지가 용산으로 결정되면 이후 송현동 부지 역사문화 시설 조성 계획에 대한 시민·전문가 공론화를 거쳐야 해 개발 일정이 지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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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광복 이후 주한 미국대사관의 사택으로 사용됐던 송현동 부지는 1997년 삼성생명(032830)을 거쳐 2008년 대한항공(003490)이 매입했다. 이후 한진그룹이 7성급 한옥 호텔 건립을 추진했다가 고도 제한 등의 문제로 무산됐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한국 문화 체험 공간을 조성하는 ‘K-익스피어리언스’ 사업을 추진했다가 백지화됐다. 하지만 인근에 경복궁과 광화문광장·청와대·헌법재판소·국립현대미술관 등 주요 시설이 자리하고 있어 “공원만 들어서기는 아까운 곳”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기존 특별계획구역이었던 부지 용도를 공원으로 변경하는 지구단위계획을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했으나 법적 효력이 발생하는 결정 고시는 유보한 상태다. 당시 서울시와 한진그룹이 부지 매각 금액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4월에야 국민권익위원회의 중재로 소유주인 대한항공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송현동 부지를 매각하고, LH는 이 부지를 서울시 시유지와 교환하는 내용의 합의가 이뤄졌다. 현재 서울시는 LH와 시유지 제공을 협의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전임 시장 재임 시절 추진된 정책이지만 역사문화공원 개발 계획에 동의하며 담당 부서에도 “가급적 빨리 시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가 시유지 제공에 적극 나설 경우 송현동 부지 매각 절차는 연내 마무리될 전망이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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