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여종부터 왕비까지 '나'로 존재했던 여인들

■또 하나의 조선

이숙인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부제는 ‘시대의 틈에서 나로 존재했던 52명의 여자들’이다. 여자라는 이유로 자신의 개성과 재능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기조차 버거웠던 시대,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취를 남긴 52명의 조선 여성을 조명했다. 신분 상으로는 밑바닥 여종에서 왕비까지, 지역으로는 산골 촌부에서 한양 마님까지, 나이로는 10대 소녀에서 여든 할머니까지 각기 다른 환경에서 감정과 욕망의 주체로서 세상을 마주했던 이들의 다채로운 서사는 특정 성별이 아닌 조선이라는 사회의 정신과 인간의 근원으로 연결된다. 장희빈, 대장금, 황진이처럼 널리 알려진 인물들을 비롯해 ‘음란하고 아름다웠던’ 낙안 김씨, 마을을 돌며 근심을 위로했던 무녀 추월, 상속 받은 액수의 세 배로 재산을 불린 ‘자산 관리의 달인’ 화순 최씨 등 시대의 한계와 인간의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세하게 소개한다.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인 저자가 한 일간지에 2년간 연재했던 글을 바탕으로 엮었다. 저자는 “자료가 남아 있어도 주목되지 않은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사소한 기록 하나 없이 자신의 삶을 살아냈을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겠냐”며 “이 책은 짧게나마 기록에 남은 자들을 통해 소외됐던 여자들을 기억하려는 시도”라고 말한다. 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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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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