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현대車 전면파업 땐 하루 700억 손해

■車·중공업 노조 파업에 몸살

車 반도체 수급난에 파업 이중고

현대重은 9일까지 '하투' 이어가

생산량 급감에 하반기 실적 타격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전경. /사진 제공=현대차현대차그룹 양재사옥 전경. /사진 제공=현대차




국내 완성차 노조가 잇따라 파업 수순을 밟으면서 여름철마다 돌아오던 ‘하투(夏鬪)’가 재개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 수급난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파업까지 현실화할 경우 하반기 실적에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8일 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 노조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꾸리고 파업 단행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전날 진행된 올해 임금 단체 협상 쟁의행위 찬반 투표 결과 투표자 4만 3,117명 중 83.2%인 3만 5,854명이 찬성해 이에 따른 후속 조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 노조는 파업 찬반 투표에 앞서 지난달 30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중노위가 교섭에서 노사 양측 입장 차이가 크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파업을 가결한 현대차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이 가능하다. 중노위 결정은 다음 주초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르면 다음 주 중 현대차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차에 앞서 한국GM 노조도 이달 초 전체 조합원이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찬성률 76.5%를 기록했다. 한국GM 노조 역시 사 측과 추가 교섭을 거쳐 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반도체 수급난이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파업까지 닥칠 경우 완성차 회사 실적은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노사가 무분규 임단협을 가결한 지난 2년 동안 현대차의 실적은 회복세를 보여 왔다. 지난 1분기 현대차그룹은 매출액 43조 9,726억 원, 영업이익 2조 7,330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2%, 108.9% 증가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한국GM도 지난 2018년 군산 공장 폐쇄 쇼크를 딛고 올해 6월 전월 대비 63.6% 증가한 총 2만 6,876대 판매를 기록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하지만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피해는 불가피하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경우 가장 최근 쟁의행위가 있었던 2018년 파업 일수당 하루 3,000대 정도가 생산이 지연돼 매일 700억 원 정도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아이오닉5를 출시하고 전기차 시대에 발맞춰 전동화 전략을 짜는 상황에서 노조의 파업이 더 뼈아플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아이오닉5는 전량 국내 울산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래 시장을 노린 친환경 자동차를 본격 생산해야 하는 시점에서 노조의 결정은 매우 실망스럽다”며 “생산량 저하로 올해 자동차 회사들의 수익이 지난해보다 악화될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산업계에서 파업 문제는 자동차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 대표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에서는 노동조합이 이날로 전면 파업을 사흘째 진행 중이며 9일까지 이어갈 예정이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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