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경 /서울경제DB
정부가 올해 5월까지 거둬들인 국세 세수가 지난해보다 44조 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상승 및 경기회복에 따라 양도세 및 증권거래세·법인세 등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은 대출로 주택 매입)’과 ‘빚투(빚내 주식 투자)’에 징벌적 세제까지 겹치며 정부 세수 확대로 이어진 셈이다.
8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7월 월간 재정동향 및 이슈’에 따르면 5월 누계 기준 국세 수입은 161조 8,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조 6,000억 원이나 증가했다. 지난 5월에 늘어난 전년 대비 세수 증가액만 10조 8,000억 원에 이른다. 국세 수입이 불어난 것은 국세 3대 축인 소득세·법인세·부가세 등이 모두 회복세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세목별로 살펴보면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에 따라 법인세가 전년 대비 11조 8,000억 원 늘었고 부가세도 4조 3,000억 원 증가했다.
특히 집값 상승에 따라 양도소득세가 이 기간 5조 9,000억 원 늘었고 주식시장 호황으로 증권거래세(2조 2,000억 원)와 여기에 따라 붙는 농어촌특별세(1조 8,000억 원)도 일제히 증가했다. 고(故)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의 상속세 등이 포함된 우발세수 증가분도 2조 원으로 집계됐다.
수입이 늘면서 나라 살림살이를 뜻하는 재정수지는 자연스럽게 개선됐다. 수입에서 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5월 기준 20조 5,000억 원으로 적자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40조 8,000억 원이나 줄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기금 수지를 빼 실질적인 나라 살림 현황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도 전년 대비 29조 4,000억 원 줄어든 48조 5,000억 원을 기록했다.
적자 폭은 감소했지만 국가 총부채는 지속적으로 불어났다. 올 들어 국고채를 87조 7,000억 원이나 찍어내면서 5월 전체 국가 채무 잔액은 899조 8,000억 원으로 900조 원 턱밑까지 접근했다.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안 기준 올해 국가 채무는 938조 4,000억 원까지 불어나게 된다. 정부는 올해 2차 추경에서 늘어난 세수를 활용해 2조 원가량을 채무 상환에 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세수 증가세가 예상보다 더 커지면서 채무 상환 규모도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