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권에 도전하기 위해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윤 전 총장과 비공개 회동을 했다. 두 사람의 대화가 오간 이후에 이 대표가 이 같은 진단을 내렸다. 윤 전 총장은 김 전 위원장에 대해 “만나게 될 것”이라며 시기의 문제이지 회동은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 나와 “대한민국 정치 좌장 역할을 하는 분 중에 정무와 정책이 둘 다 되는 분은 얼마 안 된다”고 김 전 위원장을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같이 대권에 야심이 있는 분이라면 (김 전 위원장에게) 매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윤 전 총장 지지율이 아직 견고하니까 앞으로 국민이 더 적극적인 질문들을 던질 것”이라며 “그랬을 때 조력을 잘 받을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도 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도 윤 전 총장을 만날 뜻을 내비쳤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과의 만남에 대해 줄곧 “계획이 없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전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사람을 만나는데 고자세를 취하는 사람이 아니다”며 “만나자고 하면 만나서 통상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
윤 전 총장 역시 김 전 위원장과의 회동 가능성을 열어놨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공개된 인터뷰에서 “그분이 우리나라에서 정치경험이 가장 많은 분이고 어떤 상황이 되면 제게 의미 있는 조언을 해주시지 않겠습니까”라며 “뵙게 되겠다. 저보다 경험 많은 분들을 왜 안 만나겠습니까”라고 말했다. 다만 시기에 대해서는 “제가 지금은 그 어떤 구체적인 방법론을 선택할 단계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이른 회동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한편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돌입할 때 경험 많은 김 전 위원장을 다시 영입할 뜻도 밝혔다. 그는 “제 생각에 (김 전 위원장은) 나중에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된 뒤에 개표방송에서 후보 옆자리에 계실 분”이라며 “어떤 역할이든지 후보 옆 또는 옆 옆 정도에 계실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