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설상가상 디디추싱, 美 SEC 조사도 받나

"中 당국 규제 가능성 숨겼다"

美상원, 상장 과정 조사 촉구

/로이터연합뉴스/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상원이 디디추싱의 뉴욕 상장 과정을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디디추싱이 중국 당국의 규제 가능성을 숨기고 상장을 강행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당국의 옥죄기에 미국 내 부정적 여론까지 겹친 디디추싱의 주가는 고점 대비 31%나 폭락했다.



8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크리스 밴홀런(민주·메릴랜드) 의원은 “SEC는 디디추싱이 상장 당시 투자자들을 의도적으로 오도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위원회 소속의 빌 해거티(공화·테네시) 의원도 “SEC의 조사가 필요하다”며 “미국 투자자들이 정부의 입김이 미치는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위험임을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백악관은 디디추싱을 겨냥해 “미국에 상장된 기업은 높은 수준의 투명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SEC의 독립성을 이유로 디디추싱 조사의 필요성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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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의 이런 요구는 중국 당국이 디디추싱에 미국 상장을 연기하라고 권고했던 사실이 알려진 후 나왔다. 디디추싱이 당국의 권고를 무시해 규제될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투자자들에게 일부러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디디추싱은 상장을 위해 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지난 5월 중국의 다른 인터넷 대기업 30곳과 함께 중국 규제 당국이 주최하는 회의에 참석했다”고 밝혔지만 상장 연기 권고에 대한 내용은 명시하지 않았다. 디디추싱 핵심 관계자는 권고를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규제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해외 상장을 노리는 기업에 대한 중국의 압박은 한층 강화되는 양상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공식적으로 자국 기업의 외국 증시 상장을 중단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 디디추싱이 기관의 권고를 ‘명령'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상장을 강행했다는 판단에 따라 기관의 권한을 대폭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국 공산당은 자국 기업의 해외 상장을 사실상 허가제로 바꾼다는 방침을 밝혔다.

중국 기업들은 뉴욕 증시 상장을 포기하고 있다. 디디추싱 사태 이후 중국 의료 데이터 플랫폼 ‘링크닥’에 이어 운동 애플리케이션 ‘킵’도 미국 상장 계획을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킵은 일본 소프트뱅크와 중국 텐센트의 투자를 받은 회사로 미국에서 기업공개(IPO)를 통해 최대 5억 달러(약 5,740억 원)를 조달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곽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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