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경기둔화에 결국 中 지준율 0.5%P 인하…15개월만에 단행(종합)

평균 9.4%에서 8.9%으로 낮아져

중국 인민은행 전경 /로이터연합뉴스중국 인민은행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과 자국내 경기둔화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기관 지급준비율을 인하, 시장에 170조원 상당의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9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실물경제 발전을 지원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확대를 촉진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금융기관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낮추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규모 구분 없이 모든 금융기관에 대해 지준율이 낮아진다.

이에 따라 대형은행의 지준율은 기존 11%에서 10.5%로, 중형은행은 9%에서 8.5%로, 소형은행은 6%에서 5.5%로 각각 인하된다. 평균은 기존 9.4%에서 8.9%가 된다. 이번 지준율 인하는 오는 15일부터 시행되며 이를 통해 시중에 1조위안(약 170조원)이 공급될 것으로 인민은행은 전망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성명에서 “올해 들어 원자재 가격이 상승으로 일부 중소기업이 비용 상승 등 경영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며 “향후 온건한 통화정책을 펴는 가운데 ‘안정’을 최우선으로 해 유동성이 합리적으로 충족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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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는 지난해 4월 이후 15개월만이다. 코로나19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지난해 1~4월 3차례의 지준율 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이후 코로나19로부터 경제가 회복되면서 오히려 방만하게 부풀어오른 거품을 걷어야 한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이번에 다시 인하에 나선 셈이다. 2018년 초 14.9%(평균)이었던 지준율은 이제 8.9%로까지 떨어지게 됐다.

앞서 중국 국무원은 지난 7일 회의 발표에서 “적시에 지급준비율 인하 등 통화정책 도구를 사용해 특히 중소기업·영세업자에 대한 실물경제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히며 이날 지준율 인하를 예고했었다. 다만 중소기업 대상인 중소형 은행 지준율만 내릴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은 빗나갔다.

인민은행의 지준율 인하는 글로벌 금리인상 움직임과는 거꾸로 가는데 그만큼 중국의 경기둔화가 심각하다는 표시로 해석된다.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라 중국 기업들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6월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8.8%을 기록하면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13년만에 최고치였던 전달(9%)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상태다. 또 지난 6월 차이신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3로, 1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바닥경기도 나쁘다.

앞서 금융정보 업체 다즈후이에 따르면 경기둔화와 통화긴축으로 올해 1~6월 중국 기업들의 회사채 디폴트 규모는 1,160억 위안(약 20조 원)으로 상반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이런 정도의 지준율 인하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현지 금융관계자는 “중국 지준율은 이미 충분히 낮은 상태로, 은행이 자금 부족때문에 대출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며 “무분별한 대출로 부실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최수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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