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4년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대공수사권을 넘겨 받는 경찰청이 올 상반기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5건을 합동 수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국장급 안보수사협의체를 구성한 두 기관은 올해 상반기 5건을 합동 수사해 1건을 검찰에 구속 송치하고 4건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5건 가운데 검찰에 송치한 사건을 포함한 2건은 국정원에서 수사를 시작해 경찰에 협조를 요청했고, 3건은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뒤 국정원에 합동 수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구속 송치한 이정훈(57) '4·27시대연구원' 연구위원은 2017년 4월 일본계 페루 국적으로 위장해 국내에 잠입한 북한 공작원과 만나 진보진영 동향 등을 보고하고, 암호화한 지령문과 보고문 송·수신 방법을 교육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이씨를 재판에 넘겼다.
경찰청과 국정원의 합동 수사는 대공수사권 이관을 앞둔 협업 강화 차원에서 이뤄졌다. 지난해 12월 국정원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됨에 따라 경찰은 3년 유예기간을 거쳐 2024년 1월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넘겨받을 예정이다.
경찰청은 합동 수사와 별개로 국정원이 올해 상반기 수집한 국보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첩보 4건을 받았다. 경찰청은 국보법 사건 피내사자의 해외 활동 등에 대한 정보 14건을 제공해달라고 국정원에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정원과 화상회의 시스템을 구축해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대공수사권 이관을 앞두고 등 2023년까지 3년간 국제안보(10명), 방첩·대테러(10명), 경제안보(10명) 등 분야별 안보수사 전문가 30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이달 9일 공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