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태릉 1만가구 축소되나…노형욱 "대체물량 확보땐 조정 가능"

지난 5일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지난 5일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부지에 계획된 1만 가구 물량을 축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11일 노 장관은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태릉골프장 1만가구 공급방안에 대해 “서울시와 노원구의 입장은 사업지의 녹지를 충분히 보장하자는 것”이라며 “정부가 계획한 공급량이 있기 때문에 대체부지와 공급량이 있다면 서울시와 추가 협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공공택지로 선정된 태릉골프장에 1만가구를 공급하는 정부 계획에 대해 지역 사회에서는 반발이 여전한 상황이다. 노원구민들은 태릉골프장 공급 계획 철회를 주장하며 오승록 노원구청장에 대한 주민소환까지 추진했지만 주민 투표 발의에 필요한 유효 서명자 수를 채우지 못해 소환이 무산된 바 있다.



노 장관은 ‘흑묘백묘’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주택공급 확충을 위해 공공과 민간 사업을 함께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공공 주도 개발사업만 고집하지 않고 필요할 경우 민간 사업도 적극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노 장관은 “흑묘백묘라는 말처럼, 사업성이 있고 민간이 잘하는 부분은 민간이 맡고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주민 간 의견 합치가 되지 않는 곳에서는 공공이 개발을 이끌면 된다”고 말했다. 흑묘백묘(黑猫白猫)는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뜻으로, 1970년대 말 중국 지도자 덩샤오핑이 추진한 개방적 경제정책을 뜻한다.

관련기사



민간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들고 나온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책에 대해서는 "서울시와 주택 정책에 있어서 다른 듯하면서도 같다"며 "서울시와는 주택 공급이 충분해야 하고 정비사업 등 개발이 진행될 때 투기의 장이 돼선 안 되며 시장 안정을 전제로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 등에서 의견이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서울시가 요구하고 있는 재건축 안전진단 요건 완화를 두고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노 장관은 “지금은 시장 상황이 안정 상태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한편 노 장관은 주택 공급 자체가 적지는 않았지만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 때문에 정책 효과가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노 장관은 “코로나 19 극복 과정에서 초저금리가 유지되는 등 유동성이 시중에 많이 풀렸고 주택 공급도 총량은 적지 않았지만 입지나 품질에 있어 미스매치가 있었다”며 "그동안 정책도 수요·공급대책이 조화롭지 못해 바둑으로 치면 수순이 맞지 않는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중에 풀린 유동성도 결국 회수되면서 주택시장에 조정이 오게 될 것"이라며 "지금 무리하게 주택을 구입하면 2~3년 뒤 매도할 때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서 투자에 신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으로 책정된 3기 신도시 분양가에 ‘비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가격 수준에 대해 상반된 견해가 있는데, 일부는 너무 낮은 분양가 때문에 '로또청약'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노 장관은 "신도시 청약 수요자가 신혼부부나 생애최초 구입자, 젊은층 등이 많아서 최대한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양지윤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