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피해자 코스프레 역겹다" 논란에…서울대 학생처장 "정치권에 한 말"

/페이스북 캡처/페이스북 캡처




서울대 청소 노동자 사망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코스프레 역겹다"는 글을 게재했다가 논란이 되자 이를 비공개로 전환했던 학생처장이 하루 만에 다시 공개했다.

구민교 학생처장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자연인으로서 올린 것인데 학생처장이라는 보직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있어 비공개로 전환했다”며 "여러 언론 보도에서 그 글이 거두절미로 보도되다 보니 또 오해의 소지가 있어 전문 그대로 다시 올린다"고 썼다.



구 처장은 "'피해자 코스프레 역겹다' 부분은 정치권을 두고 한 말"이라며 "당연히 유족이나 다른 청소 노동자를 두고 한 말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유족의 사정이 딱하더라도 또 한 명의 무기계약직 노동자인 ‘중간 관리자’를 가해자로 만들 수 없다”면서 "이미 그 당사자는 심리적으로 크게 고통받고 있으며 억울한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그러한 2차 피해를 꼭 막고 싶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다만 구 처장은 "어휘 선정에 신중했어야 했는데 이로 인해 불쾌감, 역겨움을 느끼신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며 "그냥 불쾌하다고 했었으면 되었을 텐데, 결과적으로 글의 다른 핵심을 잡아먹는 블랙홀 단어가 됐다. 이미 날아간 화살이니 그대로 둔다"며 사과했다.

앞서 지난 9일 구 처장은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사망 노동자를 언급한 기사를 공유하며 "뜨거운 것이 목구멍으로 올라와 한마디 하겠다"며 “한 분의 안타까운 죽음을 놓고 산 사람들이 너도나도 피해자 코스프레 하는 게 역겹다”고 민주노총의 주장에 반박하는 취지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한편 교내 청소노동자 이모(59) 씨는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낮 동안 휴식하다 숨진 것으로 추정되며, 평소 지병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정원 196명인 기숙사 건물 관리를 홀로 맡았으면서 평소 동료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업무량과 상사의 부당한 지시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과 유가족은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씨의 죽음에 과도한 업무와 직장 갑질이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측은 “청소 노동자들이 근무하는 장소 특성상 유학생들이 많아 적절한 응대를 위한 교육이었다”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 주자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 “삐뚤빼뚤 쓰신 답안지 사진을 보며 뜨거운 것이 목구멍으로 올라온다”라고 적은 바 있다.


김민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