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000660)가 10나노급 4세대(1a) 미세공정을 적용한 8기가비트(Gbit) LPDDR4 모바일 D램의 양산에 돌입했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미국 마이크론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1a D램을 생산한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업계서는 SK하이닉스가 최신 기술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활용해 1a D램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한 발 앞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12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이번 신제품은 초미세공정에서 제작된 이동식 디바이스용 저전력 D램으로, 하반기부터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에 납품될 예정이다. 아울러 LPDDR4 모바일 D램 규격의 최고 속도(4,266Mbps)를 안정적으로 구현하면서도 기존 제품 대비 전력 소비를 약 20% 줄여준다. 반도체 업계는 10나노대 D램부터 세대별로 알파벳 기호를 붙여 호칭하고 있으며 기술발전의 순서대로 1x(1세대), 1y(2세대), 1z(3세대),1a(4세대)로 이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D램의 강자’ 삼성전자보다 한 발 앞서 1a D램을 양산하는데 성공하며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신기술 적용으로 생산성이 개선되면서 제품의 원가 경쟁력이 높아진 만큼,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a D램은 이전 세대(1z) 같은 규격 제품보다 웨이퍼 한 장에서 얻을 수 있는 D램 수량이 약 25% 늘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해 전세계적으로 D램 수요가 늘어나면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수급에 1a D램이 큰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제품이 자사에서 생산한 D램 가운데 최초로 EUV를 적용해 양산에 이르렀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미세공정 대결의 주된 경쟁사인 마이크론은 EUV 대신 기존의 불화아르곤 포토레지스트를 활용해 1a D램을 생산했다. 향후 EUV 활용수준이 미세공정의 우열을 가리게 될 요소로 꼽히는 만큼, 반도체 업계는 SK하이닉스의 이번 양산 소식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번에 EUV 공정기술의 안정성을 확보했기에 향후 1a D램 모든 제품을 EUV를 활용해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조영만 SK하이닉스 1a D램 TF장 부사장은 “이번 1a D램은 생산성과 원가경쟁력이 개선돼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제품”이라며 “EUV를 양산에 본격 적용함으로써 최첨단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