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부터 강원 춘천시에서 수돗물 공급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 시민들의 원성도 높아지고 있다.
남산면, 남면, 서면 등 춘천 외곽지역 2,000여 가구에는 11일 오전까지 수돗물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시청은 각 지역 면사무소를 통해 생수와 급수차를 지원하고 있지만,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인 날씨에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남면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A씨는 “생활 불편은 둘째치고 장사를 할 수 없어 애가 탄다”며 “시청에 전화해도 도무지 연결이 안 되니 담당자 휴대전화 번호라도 가르쳐 달라”고 토로했다.
수돗물이 공급되는 가구에서도 불만은 이어지고 있다. 수도꼭지에서 누런 녹물이 나오거나 소독약 냄새가 강하게 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샤워꼭지에 새 염소필터를 장착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필터 색깔이 누렇게 변해 오랫동안 사용한 제품보다 더 더러워졌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후평동에 사는 주부 A씨는 “첫날에는 불편을 참고 넘어갔지만, 오늘까지 수돗물이 이 지경이니 자녀를 씻기기 불안하다”며 “아이들이 물에서 워터파크 냄새가 난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부 B씨는 “설거지를 하는데 문에서 냄새가 나서 찝찝하다”며 “마지막은 생수로 헹구고 있는데 이런 불편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삼천동의 한 상점에서는 지난 10일 밤 생수가 동나 주민들이 깨끗한 물을 구하기 위해 한바탕 소동을 벌인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춘천의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해당 매장의 생수 판매량이 지난 9일 이전보다 2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앞서 지난 9일 오전 춘천 소양취수장 취수펌프 밸브 연결부위의 파손으로 전체 펌프(5기) 가동이 중단됐고, 춘천시는 긴급 공사를 통해 약 9시간만인 같은 날 오후 11시께 복구를 마쳤다. 하지만 비어있던 배수관에 공기가 차 물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는 지난 10일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재난문자를 통해 시민들에게 수돗물 사용을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