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7.4만달러 날렸지만 보상은 3개월 이용권" 비트코인 폭락장 '먹통' 바이낸스에 집단대응 나섰다

본사 따로 안 둬 '규제 사각지대'

투자자들, 변호사 고용해 대책 모색

/바이낸스 홈페이지 캡처/바이낸스 홈페이지 캡처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비트코인 가격 폭락 때 시스템 정지로 고객들에게 큰 손실을 입힌 가운데 투자자들이 집단 대응에 나서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 세계 투자자 700여명이 바이낸스에 손실 보상을 요구하기 위해 프랑스의 한 변호사와 협력 중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그룹채팅 앱 '디스코드'를 통해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도 또 다른 투자자 그룹이 바이낸스를 상대로 비슷한 요구를 내놨다. 이들은 유럽 소재 바이낸스 사무실 11곳에 서한을 보내고 헬프데스크에도 이메일을 발송했다.

다만 바이낸스는 특정 지역에 본사를 두지 않아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거래소여서 피해자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이낸스의 창업자인 중국계 캐나다인 자오창펑(44)은 이와 관련 “본사를 두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라며 “현지의 거래소가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바이낸스 홈페이지 캡처/바이낸스 홈페이지 캡처



바이낸스 이용약관에 따르면 보상을 요구하는 이용자들은 홍콩 국제중재센터에 분쟁 해결을 요청해야 한다. 하지만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이용하기엔 절차도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든다. 프랑스 파리에서 중재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는 아이자 레즈니스는 "바이낸스는 평범한 소비자들의 법적 대응을 완전히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매우 어렵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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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하던 지난 5월19일 바이낸스 앱이 한 시간가량 먹통이 됐다. 이로 인해 빚을 내서 암호화폐에 투자한 '개미(개인투자자)'들이 매우 큰 손실을 봤다.

최대 125대 1의 레버리지 선물 투자를 허용하는 바이낸스에서는 0.8달러만 내면 100달러 상당의 암호화폐에 투자할 수 있다. 다만 해당 암호화폐 시세가 증거금 이하로 하락하면 강제 청산을 당하게 된다.

/바이낸스 홈페이지 캡처/바이낸스 홈페이지 캡처


일본 도쿄의 소프트웨어 회사에 다니는 인도 출신의 아난드 싱할(24)은 13살 때부터 미국 유학을 위해 저축한 5만 달러는 물론 앞서 암호화폐 투자로 번 2만4,000달러까지 한 시간 만에 몽땅 날렸다며 "다시는 거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싱할은 동료 투자자로부터 전달받은 보상요구 양식을 작성해 바이낸스에 보냈으나, 바이낸스는 투자금 손실에 대한 면책 동의를 조건으로 겨우 'VIP 플랫폼' 3개월 무료 사용을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바이낸스의 사후 대응에 피해자들은 실망스러웠다고 밝혔다. 앱 정지 사태 직후 바이낸스의 임원 에런 공이 트위터에 '직원들이 피해자들에게 연락할 것'이라며 사과 메시지를 올렸으나, 별다른 조치 없이 해당 트윗은 삭제됐다.

한편 바이낸스는 최근 일본, 케이맨제도, 영국 등 각국으로부터 영업 제한 조치를 받고 있다.


박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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