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수산업자' 김 모 씨로부터 금품 등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은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13일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수산업자를 사칭해 116억 원대 사기 행각을 벌인 김 모(43·구속) 씨로부터 금품 등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는 이동훈(51)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13일 경찰에 출석했다. 이 전 위원은 “여권 쪽 인사가 찾아와 도와주면 없던 일로 해주겠다고 했다”며 ‘정치 공작’을 주장했다.
이 전 위원은 이날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 출석해 8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사기 등 혐의로 구속돼 재판 중인 김 씨는 앞선 경찰 조사에서 이 전 위원에게 골프채 등 금품을 제공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위원은 김 씨가 경남지사 출신 홍준표 의원과 포항이 지역구인 김정재 의원을 만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기도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변인 역할을 맡았던 이 전 논설위원은 지난달 20일 임명 열흘 만에 물러났다.
이 전 위원은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여권 정권의 사람이라는 사람이 찾아온 적 있다”며 “와이(Y)를 치고 우릴 도우면 없던 일로 만들어주겠다. 이런 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경찰과도 조율이 됐다, 뭐 그런식으로 말했다”며 “저는 안 하겠다, 못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또 “윤 전 총장이 정치참여를 선언한 그 날, 제 얼굴과 이름이 언론에 도배가 됐다”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공작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다만 그는 전체 발언이 끝난 후 “Y가 윤 총장이냐”, “여권인사가 누구냐”, “공작이라는 게 무슨 뜻이냐”라는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고 택시를 타고 빠져나갔다. 이 전 위원은 이후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제가 윤 (전) 총장 대변인으로 간 뒤 경찰은 이 사건을 부풀리고 확대했다”며 “피의사실 공표가 윤 (전) 총장의 정치참여 선언일(6월 29일)에 시작됐다. 사건 입건만으로 경찰이 언론 플레이를 한 것은 유례없는 인권유린”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위원의 발언이 전해지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즉각 당 차원의 진상 규명 착수를 지시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충격적인 사안”이라면서 “정권을 도우면 없던 일로 해주겠다고 회유를 했다니 당 차원에서 즉각적인 진상규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전 위원을 비롯해 김 씨로부터 금품 등을 받은 혐의를 받는 이 모 부부장검사, 직위 해제된 전 포항남부경찰서장 배 모 총경, 언론인 등 총 7명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11일 이 모 부부장검사를 소환해 조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