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로켓배송’에 맞선 네이버의 물류 동맹이 모습을 드러냈다. 쿠팡이 올해에만 1조 원을 투자해 ‘전국 로켓 생활권’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네이버도 CJ대한통운(000120)을 비롯한 물류 전문 스타트업들과 손잡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을 위한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네이버의 물류 동맹이 쿠팡의 로켓배송 경쟁력을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대상으로 온라인 풀필먼트 데이터 플랫폼인 ‘NFA(Naver Fulfillment Alliance)’를 열었다고 13일 밝혔다. 판매자들은 NFA에서 풀필먼트 업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 내용이나 이용료 등을 한눈에 확인·비교한 후 서비스 받고 싶은 업체와 상담을 거쳐 계약을 맺고 이용할 수 있다.
NFA에는 현재 빠른 배송, 냉동·냉장, 동대문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 전문 역량을 갖춘 7개의 풀필먼트 업체(CJ대한통운·아워박스·위킵·파스토·품고·딜리버드·셀피)가 참여했으며, 앞으로 더 확대될 예정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해당 업체들은 그동안 스마트스토어 연동을 통해 판매자들의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실험을 해왔다”며 “NFA를 이용해 이들은 영업이나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대규모 물동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여 업체 중 CJ대한통운은 식품·생활용품·화장품 등 산업군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정까지 주문하면 바로 다음 날 도착하는 빠른 배송 서비스를 지원한다. 지난 4월부터 곤지암 물류센터에서 ‘CJ대한통운 e-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한데 이어 이달 경기도 군포시에 3만8,400㎡ 규모의 상온 물류센터를 열었다. 다음 달에는 경기도 용인시에 1만9,174㎡ 규모의 콜드체인 풀필먼트 센터를 오픈할 예정이다.
또 CJ대한통운은 e커머스 물류 통합관리 시스템 ‘이플렉스(eFLEXs)’를 제공한다. 여러 판매처로부터의 주문 취합이나 택배 출고 등 복잡한 과정을 통합해 자동으로 수행해주는 서비스로, 판매자는 재고 발주나 소비자 응대 등의 업무만 처리하면 된다.
아워박스와 파스토는 신선식품 배송에 특화된 냉장·냉동 풀필먼트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담당한다. 특히 파스토의 경우 현재 오후 6시까지 가능한 주문 마감 시간을 다음 달 중 밤 9시로 늘리고, 추후 밤 11시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달 연 면적 4만5,000㎡ 규모의 용인 1센터를 오픈했으며, 연내 4만2,500㎡ 규모의 용인 2센터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밖에 동대문 패션 상품과 관련한 풀필먼트 서비스는 딜리버드와 셀피가 담당한다.
앞으로 네이버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물류 데이터 분석이나 사업자별 물류 수요 예측, 물류 데이터 어드바이저 등의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우선 연내 판매자들이 물류 업체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톡톡’ 기능을 추가하고, 물류 업체별 출고 물동량이나 배송 현황 등을 비롯해 출고율, 배송률, 판매자 리뷰 같은 지표도 제공한다. 또 풀필먼트뿐만 아니라 택배, 프리미엄 배송, 도심 근거리 물류창고 등 다양한 물류 사업자들과 적극적으로 협업할 계획이다.
김평송 네이버 사업개발 책임리더는 “NFA를 통해 45만 스마트스토어의 사업 규모와 상품 특성에 따라 각각 최적화된 맞춤형 물류 서비스가 발전하면서 물류 생태계에도 다양성을 더하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여러 분야 스타트업과의 시너지 방안을 계속해서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