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의료계와 협의도 않고…"예약 5부제·야간 접종"

■ 부랴부랴 보완책 마련한 정부

50~54세 연령 세분화해 예약

40대 이하는 '5부제'로 분산

'퇴근 후 접종'도 실효성 의문





하반기 코로나19 백신 접종 연령이 확대되면서 예약 사이트가 다운되는 등 불편이 생기자 정부가 뒤늦게 부랴부랴 ‘예약 5부제’ ‘야간 접종’ 등의 방안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이마저도 현장에서 접종을 실행해야 할 의료계와 논의하지 않은 채 덜컥 발표만 한 것이어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정은경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은 14일 열린 긴급 브리핑에서 “의료계·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오후 6시 이후에 접종이 필요한 직장인을 위한 보완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진행된 50대 후반 모더나 백신 사전예약에서 예약자가 몰려 사이트가 마비되고 초유의 예약 중단 사태까지 벌어진 데 대한 대책이다. 추진단은 지난 12일 갑작스러운 사전예약 중단으로 예약을 하지 못한 55~59세에 대해 이날 오후 8시부터 오는 24일 오후 6시까지 사전예약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12일 사전예약을 마친 대상자는 26일부터 8월 7일까지 접종을 진행하며 이날부터 예약한 대상자는 26일부터 8월 14일까지 접종받는다.

관련기사



19일로 예정된 50~54세 사전예약은 예약이 몰려 사이트가 마비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연령대를 53~54세(7월 19일 오후 8시부터), 50~52세(7월 20일 오후 8시부터)로 세분화해 예약을 진행한다. 21일 오후 8시부터 24일 오후 6시까지는 연령 구분 없이 사전예약이 가능하다. 다만 50대 후반의 일정이 조정되면서 50~54세 대상자의 접종은 8월 9~21일보다 일주일 뒤인 8월 16~25일로 미뤄진다.

당국은 이번 혼란을 반면교사 삼아 2,200만 명 규모의 40대 이하 대상자 접종 시에는 ‘예약 5부제’ 등 예약 분산 방안을 사전에 도입할 계획이다. 정 단장은 “대규모의 접종 예약이 진행되기 때문에 연령층이나 예약 시기 등을 분산시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마스크 구매 때 시행했던 5부제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대상자의 예약에 어려움이 없게끔 조정할 계획으로 세부 방침은 8월 접종 계획에서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40대로 연령층이 확대되면 직장인을 위한 ‘퇴근 후 접종’ 방안도 마련한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는 실제로 접종을 진행할 의료 기관과 협의해야 할 사항이기 때문에 가능 여부는 미지수다. 정 단장은 “의료계·지자체와 협의해 오후 6시 이후에 접종이 필요한 직장인을 위한 보완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위탁 의료 기관이나 예방접종센터의 접종 시간이나 인력 동원 부분을 단독으로 결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의협·병협, 의료 기관과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이 보완책을 마련했지만 혼란은 여전했다. 실제로 이날 오후 8시부터 시작된 55~59세 사전 예약에서도 신청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사이트가 마비되는 현상이 재연됐다.

한편 추진단은 일부 모더나 백신 접종 대상자 가운데 1~2차 접종 간격이 당국의 허가 기준인 4주가 아닌 6주 이후로 안내된 것과 관련해서도 4주 간격으로 2차 접종을 마치도록 시스템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서지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