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원장직을 떠난지 17일만에 공개 행보에 나섰다. 최 전 원장은 14일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과 만나 국민의힘 입당 등 향후 거취에 대해 논의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입당 시기는 여전히 밝히지 않았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권 위원장과 만나 1시간가량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회동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이 바라시는 정권교체와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어떤 선택이 최선인지 더 숙고하겠다”며 “국민들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겪는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국민들과 함께 나가야하는 게 최선이 되어야하고 제가 그런 역할을 하는데 도움을 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최 전 원장이 대선과 관련된 전반적인 사안에 대해 물어왔다고 전했다. 그는 “최 전 원장을 위해 빠른 입당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여러 설명을 드렸고 최 전 원장도 빨리 고민하겠다고 했다”고 알렸다.
다만 최 전 원장은 구체적인 입당 여부 및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오늘 권 위원장 말씀이 의사 결정에 많은 도움이 된 건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결심한 바가 없어서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정치권은 후발 주자인 최 전 원장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위협하는 대안 세력으로 성장하기 위해 국민의힘 입당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최 전 원장 역시 측근들에게 “정당 정치가 아니면 대의민주주의를 하기 어렵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최 전 원장은 지난달 28일 감사원장직을 떠난 뒤 속도감 있는 정치 행보를 보여왔다. 사퇴 9일째인 지난 7일 정치 참여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사퇴 2주만인 이날 권 위원장을 만난 것이다. 최 전 원장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도 직접 통화하며 조만간 만나자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위원장은 “(최 전 원장과)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해서 만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