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TV=배요한기자] 뉴욕증시가 파월 연준 의장의 비둘기파적 발언에 조기 긴축 우려가 한 풀 꺾이며 혼조세를 나타냈다. 6월 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논의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연준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스탠스를 재확인 한 것이다.
다만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글로벌 경제 정상화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4.44포인트(0.13%) 상승한 3만4,933.2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5.09포인트(0.12%) 오른 4,374.30, 나스닥종합 지수는 32.70포인트(0.22%) 하락한 1만4,644.95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파월 연준 의장은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에 출석해 “미국의 경기 회복이 연준이 대규모 월간 자산 매입 규모를 축소하기 시작할 만큼 충분히 진전되지 않았다”며 “인플레이션은 당분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채금리는 파월의 발언이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1.423%으로 출발한 10년 만기 미국 국채수익률은 1.345%로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금융주와 에너지 관련주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국채금리 하락에 BOA와 씨티그룹은 각각 2.5%, 0.29% 내렸다. 블랙록은 예상보다 큰 수익과 매출을 발표하면서 차익 실현 매물에 3% 하락 마감했다. 국제유가 하락에 엑손모빌(-2%), 코노코필립스(-3%) 등 에너지 업종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다만 애플은 오는 9월 발표 예상되는 아이폰 차기작에 대한 생산량을 20%(9,000만대) 늘리도록 요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15일 “이날 국내 주식시장은 애플의 생산량 증대 소식과 Fed의 온건한 통화정책 지속 등이 유입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파월 Fed 의장의 발언 이후 달러화 약세 폭이 확대되고 미국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유입된 점은 외국인 수급에 우호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아울러 금일 발표되는 중국의 GDP 성장률이 소매 판매, 산업생산 등 실물 경제지표 또한 견고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글로벌 경제 정상화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5월 중 1,500명대 수준까지 감소했던 영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영향으로 일일 3만명대 수준을 다시 넘어섰고 미국 역시 만명 초반 수준까지 감소했던 확진자 수가 또 다시 2만명을 돌파하는 등 재확산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독일 등 유럽 내 주요국도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일일 신규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박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경제 재개 본격화를 통해 기대했던 서비스업 및 소비의 반등을 일부 제약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재유행 우려로 인해 긴축 시동을 걸려는 미국 등 주요국의 긴축 시계가 잠시 멈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재정을 동원한 각국 정부의 추가 부양정책이 더욱 필요해졌다는 점에서 중앙은행들이 서둘러 긴축 기조로 전환할 필요성이 낮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