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그알'에 이용만 당해" 주장했던 故손정민 父 "목격자 다 무시하고 엉터리 재연"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마련된 고 손정민씨 추모 공간/연합뉴스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마련된 고 손정민씨 추모 공간/연합뉴스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잠이 들었다가 실종된 후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 사망을 두고 제기된 여러 의혹을 다룬 SBS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 방송과 관련, 일부 내용을 반박했던 정민씨 아버지 손현(50)씨가 '그알' 재연 장면을 두고 또 다시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손씨는 14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337'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오늘도 그알의 엉터리 재연에 대해서 한마디 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손씨는 "사건 당일이던 4월25일 새벽 3시37분에 친구 A씨가 정민이를 깨우다가 자신의 집에 전화하는 장면이 나온다"면서 "경찰 보고 내용을 보면 (A씨가) 전화했다는 시간대에 목격자가 세 그룹이 있다"고 적었다.

손씨는 이어 "B그룹은 정민이를 보지 못했고, C그룹은 정민이는 없는 채로 A씨가 혼자 전화하는 유명한 달 사진의 목격자"라면서 "D그룹만 봤다고 하는데 그마저도 (A씨가 정민이와) 떨어져 통화하고 있었다고 한다. 10분 뒤에는 둘 다 못 봤다고 했다"고 상황을 짚었다.

아울러 손씨는 "상식적으로 세 그룹 중 두 그룹은 보지 못했다고 하고, 제일 중요한 A씨가 혼자 전화하는 사진까지 있는데 이런 재연을 하면 안 된다"고 지적한 뒤 "'변호사 입장문과 목격자 증언, 사진이 각각 다른 걸 보니 이상하다'고 해야 탐사 프로그램 아니냐"고 물었다.

여기에 덧붙여 손씨는 "'그알'은 마치 A씨가 정민이를 옆에서 깨우다가 전화하는 것처럼 재연했다"면서 "이 시간대에 혼자 있는지, 같이 있는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A씨는 블랙아웃이라는데 목격자는 다 무시하고 경찰 보고에도 없는 A씨 측 변호사 입장문으로만 엉터리 재연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손씨는 "달 사진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아찔하다"며 "하긴, 사진이 있다 해도 경찰이 수사를 더 하진 않는다"고 썼다.

/사진=손현씨 블로그/사진=손현씨 블로그



뿐만 아니라 손씨는 "실제 이 시간에 정민이가 사진에 없는 걸 보면 강비탈이나 물 속에 있었을 것"이라면서 "그 생각을 하면 미칠 것 같다. A씨가 무슨 통화를 했을까"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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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손씨는 지난 10일에도 자신의 블로그에 '불가역적 방송'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그알' 재연 장면에 대해 의문점을 표했다.

손씨는 그러면서 실제 CCTV 장면을 캡쳐한 사진과 '그알' 방송에 나왔던 친구 A씨 재연 장면을 함께 올린 뒤 "굳이 그걸 비틀거리는 것을 강조하면서 재연을 해서 넣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손씨는 "원장면이 없다면 재연도 이해가 되지만 무엇 때문에 과장된 장면을 넣었는지 그것이 알고싶다"며 "불가역적이란 것은 이미 보고나면 뇌리에 남아서 사과나 사죄도 별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정말 막강한 권한"이라고 적었다.

여기에 덧붙여 손씨는 시신 발견 당시 정민씨 뺨에 나있던 상처를 언급하면서 "누가 때렸다면 누구인지 밝혀줄 사람은 누구일까"라면서 "경찰이나 방송은 직접적인 사인이 아니라고 관심이 없다. 전문가들은 머리의 상처 또한 직접적인 사인이 아니라고 하면 끝일지 몰라도, 부모인 저는 생전에 누가 제 아들의 뺨을 때렸는지 분노를 참을 수가 없다"고도 했다.

손씨는 지난 3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86m'라는 제목의 글에서도 '그알'의 방송 내용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손씨는 글에서 "(그알 측에) 항의할 사항이 19개"라면서 "순간 최고 시청률이 11%나 되는데, 기여는 제가 제일 많이 하고 완벽하게 이용만 당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손씨는 "바쁜 와중에도 인터뷰하고 자료 드리고 도움이 될 거라 굳게 믿었다"면서 "나중에 정보공개청구해서 부검 결과서까지 갖다 드렸는데 정말 화가 난다"고도 적었다.

아울러 손씨는 "경찰 발표 자료에서 낚시꾼이라고 주장하는 목격자의 최단거리는 86m, 먼거리가 111m"라면서 "그런데 '그알'에서는 거의 얼굴이 보일 정도의 거리에서 재연하면서 최단거리가 약 80m라고 한다"고 했다.

앞서 경찰은 이번 정민씨 사건과 관련, 지난달 29일 변사사건심의위원회를 열고 사건을 종결하기로 결정했다.

범죄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아 사건을 마무리 한다는 의미로 다만 경찰은 형사 1개 팀을 투입해 정민씨의 사망 전 마지막 행적과 추가 증거 여부를 계속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김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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