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030200)가 3억 달러(한화 약 3,435억 원) 규모 외화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지난 1월과 6월 국내 시장에서 각각 4,000억, 3,000억 원의 투자 자금을 모은데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대규모 달러를 조달해 투자 실탄을 확보하는 모습이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날 새벽 아시아와 유럽 등 글로벌 투자자들을 상대로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3억 달러 규모의 외화채권 발행을 확정했다. 만기는 5.5년으로 BNP파리바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아그리콜이 주관했다.
발행 가산금리는 5년물 미국 국채금리 대비 67.5bp로 결정했다. 당초 회사가 내건 발행 희망 금리 스프레드(100bp) 대비 32.5bp 낮아진 수준이다. KT의 우량한 신용등급도 영향을 미쳤다. KT의 글로벌 신용등급은 ‘A(안정적)’로 국내 민간기업 가운데 삼성전자(AA-)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9월 이후 약 10개월 만의 외화채 발행이다. 당시에도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20억 달러가 넘는 뭉칫돈이 몰려 흥행했다. 가산금리가 발행 희망 금리 스프레드(125bp) 대비 45bp나 낮아지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민간기업이 발행한 외화채 가운데서 최저 금리를 경신한 바 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한국 회사들이 발행하는 회사채 수요가 늘고 있다. 미국 국고채 금리가 들썩이면서 변동성이 커지긴 했으나 우량한 신용도와 넘치는 유동성으로 조달 금리 스프레드(가산금리)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2분기 중국 화룽자산관리 회사채의 디폴트(부도) 우려가 커지면서 한국 기업들의 회사채로 수요가 몰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달에도 한국가스공사와 현대자동차 터키법인, 한국투자증권, 롯데글로벌로지스(사모) 등이 발행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