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이후 동선을 허위진술한 혐의(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프로야구 구단 NC 다이노스 소속 선수 박석민, 권희동, 이명기 등 확진자 5명의 수사를 경찰에 의뢰했다.
강남구는 14일 오후 추가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지난 6일 경기가 끝난 후인 7일 새벽 NC 선수 4명이 한 선수의 원정 숙소 방에 모였고 여기에 일반인 2명이 합류해 총 6명이 한 공간에 있었음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구 관계자는 “이들이 만났다는 시간의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는데 그 시간에는 6명이 모인 바가 없었다. 다른 시간에 모였던 것”이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선수나 일반인 모두 6명이 모인 사실 자체를 (역학조사에서)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문제가 된 자리의 동석자 가운데 5명이 확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인 2명은 지난 7일, 선수 2명은 지난 9일, 선수 1명은 지난 10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다만 백신을 맞은 선수 1명은 감염되지 않았다.
앞서 이날 오전 서울시는 “강남구 심층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NC 선수들이)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등 방역수칙을 위반한 것은 없다고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NC 구단 측이 선수 4명이 외부인 2명과 숙소에서 자리를 가졌다는 사실은 이미 인정하고 있던 터여서, 강남구 역학조사와 보고는 물론 이에 기반을 둔 서울시 발표의 정확성에 의문이 일었다. 이와 관련, 구는 확진자들이 동선을 숨겼기 때문이라며 “NC 선수단과 (NC 측이 숙소로 쓴) 호텔 관계자들을 상대로 심층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NC 소속 박석민은 방역 수칙을 위반하고 숙소에서 술자리를 가진 것을 인정했다. 박석민은 대표로 사과문을 내고 “먼저 지난 며칠간 많은 분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저를 포함해 일부 선수의 잘못으로 리그가 멈추는 상황이 벌어진 만큼 변명보다는 합당한 처분을 기다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박석민은 같은 팀 소속 권희동, 박민우, 이명기와 한 방에 모여 야식을 먹던 중 때마침 연락이 온 지인과 함께 음주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일각에서 불거진 지인의 정체와 관련한 소문에 대해서는 “항간에 떠도는 부도덕한 상황이 없었다고 우리 넷 모두의 선수 생활을 걸고 말씀드린다”고 부인했다. 박서민과 권희동, 이명기는 모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도쿄올림픽 야구 국가 대표팀 자격으로 이미 백신을 접종해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박민우는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과 손가락 부상 등을 이유로 도쿄올림픽 대표팀에서 하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NC 황순현 대표도 사과문을 발표해 “해당 선수들이 원정 숙소에서 외부인과 사적 모임을 가졌고, 구단은 이에 대한 관리부실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면서 “방역 당국의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선수 뿐 아니라 대표이사 이하 구단 관계자들도 경중에 따라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NC는 또 사실관계가 명확해질 때까지 김종문 단장을 직무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프로야구 구단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에서 선수 확진자가 각각 3명, 2명 발생하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2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13~18일 예정된 6경기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전반기 일정을 예정보다 일주일 먼저 종료한 것으로, 경기 취소 및 리그 중단은 프로야구 출범 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