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2021년도 9급 지방공무원 임용 필기시험 합격자와 불합격자를 47명이나 잘못 공고해 정정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해 12월에도 행정 착오로 중등교사 임용고시 합격자를 번복하는 등 반년 동안 비슷한 일이 두 번이나 발생했다. 조직 기강이 무너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15일 ‘2021년 지방공무원 공개(경력)경쟁 임용 필기시험 합격자 발표 공고’를 정정한다고 밝혔다. 전날 발표한 교육행정직렬·사서직렬 등의 합격자와 불합격자 47명이 뒤바뀐 사실을 뒤늦게 발견하고 하루 만에 이를 수정한 것이다.
당초 합격이라고 발표한 20명을 불합격 처리하고 불합격 통보를 한 27명을 추가 합격시켰다. 과목 과락자 등이 애초 합격했는데 이를 불합격으로 정정하고 동점자 등을 추가 합격 처리했다. 교육청은 “필기시험에서 제외돼야 하는 결시자 답안이 담당자의 실수로 포함 처리돼 평균점이 낮아지고 표준편차가 커져 조정점수에 변동이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지방공무원 교육행정직렬·사서직렬의 필기시험 2차 과목은 6개 과목 중 2개 과목을 선택해 치러지며 선택과목별 난이도 차이를 보완하기 위해 평균점과 표준편차를 반영한 조정점수를 적용한다. 이 조정점수가 잘못 산출돼 합격자와 불합격자가 뒤바뀐 것이다.
교육청은 “합격자 발표 후 해당 사실을 발견한 뒤 즉시 결시자를 제외해 평균점과 표준편차의 변동으로 합격선이 변경됐고 이에 당초 합격자 중 불합격 처리된 인원은 20명, 추가로 합격 처리된 인원은 27명”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에서 합격자 번복 사건이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중등교사 임용 1차 시험에서 합격자 명단에 포함됐던 응시자 7명에게 합격 통보 10시간 만에 불합격으로 번복한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당시 임용시험 제1차 체육 과목 일반전형에서 서울시교육청이 코로나19로 인한 자가 격리자들의 점수를 뒤늦게 반영해 합격자들에게 ‘커트라인이 조정됐다’며 합격 취소를 통보했다.
서울시교육청 측은 “이번 일을 계기로 지방공무원 채용 절차 전반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고 현재 2차에 걸쳐 이뤄지는 확인 과정을 3차로 늘릴 것”이라며 “점검 인원도 확충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채용 관리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잇단 ‘행정 실수’에 서울시교육청이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교육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같은 패턴의 실수가 두 번이나 반복됐다는 것은 서울시교육청의 임용시험 및 채용 절차 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며 “교육과 행정에 대한 국민의 불신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이번 일을 철저하게 조사해 엄중히 조치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