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우리 삶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 지 약 2년, 사람들로 북적이던 거리는 한산해지고 건물마다 ‘공실’, ‘임대문의’ 딱지가 붙어 썰렁한 모습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코로나 및 여러 이슈들로 인한 건물 공실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서울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8.9%로 지난해 1분기(7.99%)보다 1% 올랐다. 노후오피스는 공실률 11.1%로 재택근무가 증가하고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주요 도심 건물임에도 공실이 있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러한 공실 문제는 최근 각광받아온 중소형 빌딩, 소위 ‘꼬마 빌딩’들도 예외는 아니다. 꼬마 빌딩들도 일명 금싸라기 땅이라 불리던 이태원상권, 청담상권에서 공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대부분 건물주가 직접 공실률 관리까지 해야 하는 꼬마 빌딩의 특성 상 더욱 어려움이 많아지고 있다.
실제 공실이 오래 지속될 경우 상권과 건물 자체의 매력이 감소하고 매각에도 문제가 되기 때문에 건물주들은 고민이 크다. 이에 임대인들은 저마다 객관적인 건물 가치 상승, 밸류 애드를 위한 방안을 고민 중이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감안하면 단순한 임대수익보다, 건물 자체의 가치 상승에 눈을 돌리라는 조언을 하고 있다.
이처럼 빌딩 공실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물주들이 눈길을 돌리고 있는 솔루션 중 하나가 ‘공유 오피스’다. 기존의 공유오피스가 눈에 잘 띄는 대로변 대형 빌딩 오피스를 분할해 재임차 방식으로 운영했다면, 최근에는 이면도로에 중소형 빌딩(꼬마빌딩)을 건물주와 함께 공유오피스 업체가 리모델링하고 이후 임대와 관리까지 맡는 추세다. 운영도 스타벅스식 수수료 모델로 건물주에게 고정 임대료를 내지 않는 대신 수익을 일정 비율로 나눈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초반 비용이 들긴 하지만 공실 문제와 여러 관리 문제를 공유오피스 업체가 대신 해결해줌으로써 운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도 안정된 운영이 가능하다. 공실 10% 미만 대를 유지하면서 임대료 상승에 기여해 건물 가치도 인근 건물 시세 대비 상승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게 공유오피스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우선, 공유오피스 기업 스테이지나인은 전문적인 ‘N 파트너’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오피스빌딩의 공실률을 해결하면서 수익을 셰어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임대 방식이다. 실제로 건물 노후화와 함께 고질적인 공실률로 인해 건물의 가치가 하락한 광주 충장지구에 위치한 빌딩이 스테이지나인의 ‘N파트너’를 도입, 내외부 리모델링 후 2016년부터 공유오피스를 운영해 건물 가치와 수익성이 상승했다.
패스트파이브도 꼬마 빌딩에 공유오피스를 도입하며 성공적인 사례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2월, 건물이 통째로 공실이던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꼬마빌딩을 패스트파이브가 ‘삼성4호점’으로 리모델링, 2개월만에 공실률 0%가 됐다. 이후 패스트파이브는 중소형 빌딩 임대인과 함께 8개 지점을 추가로 열었다. 이는 패스트파이브의 대표적인 건물주를 위한 서비스 '빌딩솔루션'으로 운영되고 있다.
공유 오피스 시장에서 ‘한국형 커뮤니티’를 지향하는 스파크플러스는 '꼬마빌딩' 위주로 전체 빌딩을 공유해 커뮤니티 완결성을 높이고 가성비로도 승부하는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강남구 역삼동의 건물 2~8층을 공유 오피스로 리모델링하고 운영까지 진행했다. 해당 공유 오피스는 지난달 오픈 이후 스타트업과 벤처기업들로 채워지고 임대료도 상승하게 되었다. 이에 스파크플러스는 지점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한 공유오피스 관계자는 “공실, 건물 유지 보수와 같은 건물주들이 안고 가야 하는 다양한 현실적 문제들을 해결해주는 것은 물론 건물 자체의 가치를 끌어올려주는 효과 덕분에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속 건물주들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공실로 인해 하락한 건물 가치의 문제를 타개할 수 있는 공유오피스 유치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