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달 초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원희룡 제주지사의 지지모임 ‘희망오름’ 포럼 출범식에 참석해 원 지사를 치켜세우고, 자강론을 강조하며 원 지사에 힘을 실었던 것과 대비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석열, ‘저 사람 지금 뭘 하는 것이냐’” 회의감
김 전 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윤 전 총장에 대해 "지난 3월에 검찰총장직을 그만두고서, 자기 나름대로의 정돈을 해서, 지난 5월 중순쯤 자기의 입장을 표명을 하고, 내가 대통령이 되면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고 하는 비전을 제시하면서 그쪽을 향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은 "그런데 그걸 전혀 하질 못했다. 그동안에 시간을 많이 소비를 해버리고 말았다"며 "사람들이 '저 사람이 지금은 뭘 하는 것이냐' 하는 회의를 가졌기에 지지도가 정체가 됐다. 최소한도의 비전을 보여줘야지만 믿을 수 있는 거 아닌가"라고 냉소적으로 반응했다.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전망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다. 김 전 위원장은 "거기 들어간다고 누가 특별히 봐줄 수 있는 게 뭐 있나. 대선에 출마한 여러 사람 중의 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며 "대통령 선거로 가는 기간 동안에 국민들의 시선집중을 위해서도, 저렇게 한 사람이 밖에서 자기의 지지도를 유지하면서 끌고 가는 것이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입당 최재형에 “앞으로 당내서 별로 관심없을 것”
최재형 전 원장에 대해서도 "정치를 현 시점에서 왜 참여했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분명하게 얘기한 게 없다"고 비판했다. 정치 선언문에 대해서도 "그런 막연한 소리만 해서는 내가 보기에 일반 국민을 설득을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국민의힘에 입당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전 위원장은 "본인으로서는 잘했다고 생각할는지 모르지만 당내부에서 대통령 출마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며 "그 출마자들에 따라서 의원들도 각기 지지하는 후보가 따로 따로 정해져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 전 위원장은 "정치라는 게 항상 그렇다. 밖에 있을 때는 근사해 보이지만 안에다 들여다 놓고는 그 다음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며 "최재형씨가 들어갔다고 해서 내일부터 최재형씨를 위해서 뭘 할 수가 없다. 정당이라는 것은 항상 밖에 근사한 사람이 있으면 욕심이 나는데, 일단 데려오고 나면 그 다음에는 책임을 지는 데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7월 초엔 ‘자강론’ 강조…원희룡에 기대감
한편, 김 전 위원장은 지난 7일 원 지사 희망오름포럼에 참석해 “2007년 원 지사가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들었을 때 ‘이런 분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새롭게 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당시 정치 여건상 젊은 후보가 탄생한다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세상이 많이 변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은 ‘자강론’을 재차 강조하며 국민의힘에 쓴소리를 내뱉기도 했다. 국민의힘을 향해 “대한민국 역사에서 제1야당이 대통령 후보감을 놓고 이렇게 허둥대는 모습을 보이는 건 처음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국민의힘이 다음 대통령 후보를 만들 수 있다는 의지로 대선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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