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이 공개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지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정 청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으로 대부분의 식사를 분식과 김밥·도시락 등 저렴한 배달음식으로 해결했고, 이에 누리꾼들은 안타까움과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정 청장의 2021년 6월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이 담긴 게시물이 16일 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 사용 내역을 보면 정 청장은 지난달 32차례에 걸쳐 399만 5,400원을 썼다.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대상은 총 251명으로 한 사람당 1만 5,917원을 쓴 셈이다.
업무추진비 사용처에 호텔이나 고가의 음식점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다수가 질병관리청이 위치한 충북 청주시 오송역 인근 배달음식점과 분식집·김밥집이다. 본도시락·한솥도시락 등 일반인들도 익숙한 도시락업체 이름도 눈에 띈다.
여의도나 질병관리청 인근 한정식집·초밥집의 결제 내역도 있다. 외부인과 회의할 경우에는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 청장은 이런 경우에도 1인당 2만원 안팎으로 사용했다. 실제로 가장 많은 지출이 있었던 지난달 18일 한정식집 식사는 코로나19 관련 회의를 위해 11명이 함께한 것으로 쓰여있다. 이 곳에서 지출액은 28만5,000원으로 1인당 2만5,900원 꼴이다. 이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정한 1인당 3만원의 식사 한도보다 적은 것이다.
일부 누리꾼은 5명 이상 식사를 결제한 내역이 있다면서 방역당국 수장이 방역수칙 위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대해 여준성 보건복지부 장관 정책보좌관은 "정은경 청장님은 포장 후 식사도 따로 드신다"며 "혹시 모를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려고"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반박했다.
많은 누리꾼이 정 청장의 소박한 식사에 안타까움을 보내고 있다. 누리꾼들은 "정말 청렴하다" "고기를 사드리고 싶다"고 썼다. 5명이 5,000원의 도넛을 구매한 내역도 눈에 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국가는 질병청에 1인 2도넛을 보장하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