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내각의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졌다는 여론 조사결과가 나왔다.
일본 지지통신이 지난 9~12일 전국 유권자 2,000명(유효 답변 회수율 62.9%)을 대상으로 면접 방식의 여론 조사를 벌여 16일 공개한 바에 따르면 스가 내각 지지율은 29.3%를 기록했다. 지난달 조사 때와 비교해 3.8%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반면에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 비율은 5.6%포인트 늘어 49.8%까지 올랐다.
일본 전역 유권자를 상대로 한 주요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지난해 9월 출범한 스가 내각 지지율이 3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의원 내각제 국가인 일본에선 내각 지지율이 20%대로 밀리면 국정수행 동력을 사실상 상실하는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의 내각 지지율이 30% 선을 밑돈 것은 가케학원 스캔들로 아베 신조 전 총리 내각이 흔들리던 2017년 7월 이후 4년 만이다.
지지통신은 스가 내각의 지지율 하락의 배경으로 코로나19 방역을 꼽았다. 확진자 증가로 지난 8일 도쿄 지역의 4번째 긴급사태 선포를 결정하고 이후 음식점 주류 판매를 막기 위해 금융기관을 동원해 압력을 가하려 한 사실이 드러난 데 따른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방역 대책으로 일상생활의 제약에 따른 불만과 올림픽 개최로 인한 코로나19 확산 우려도 주된 배경인 것으로 풀이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코로나19 관련 정부 대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 비율이 한 달 새 4.0%포인트 높아져 59.1%까지 높아졌다.
스가 총리가 코로나19를 극복할 카드로 내세우는 백신 접종 진척 상황에 대해서도 71.5%가 '느리다'고 평가했다.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본 응답자는 17.7%에 그쳤다.
이번 지지통신 조사에서 차기 총리로 적합한 인물로는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을 꼽은 응답자가 14.9%로 가장 많았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규제개혁담당상(14.5%),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환경상(8.8%),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8.4%),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입헌민주당 대표(5.0%)가 뒤를 이었다. 스가 총리는 3.9%의 지명을 받아 6위에 그쳤다. 현 집권 자민당 지지층에선 아베 전 총리가 20.4%의 지지를 얻어 1위에 올랐다.
앞서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도 스가 내각 지지율은 언론사별로 최저치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9~11일 전국 유권자 1,068명을 대상으로 벌인 전화 여론조사에서 스가 내각 지지율은 37%였다. 지난해 9월 출범 이후 최저치였던 요미우리신문의 한 달 전 조사 때와 같은 수준이었다.
NHK방송이 같은 기간에 1,22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도 최저치인 33%에 그쳤다. 지난해 9월 출범 초기에 최고 70%대를 누렸던 스가 내각의 지지율이 추락하는 것은 코로나19 대응 부실과 반복되는 긴급사태 선포 및 올림픽 강행이 어우러진 결과라는 게 일본 언론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한편 스가 총리는 이날 교도통신 인터뷰에서 올 10월 임기가 만료되는 중의원 해산 및 총선 시기에 대해 "백신 접종이 진척돼 코로나19가 수습돼 가는 상황에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